카테고리 : 뇌내세척

서태지와 아이들 - 발해를 꿈꾸며(연주 버전)





[발해를 꿈꾸며(instrumental)]
8th track of "SEOTAIJI AND BOYS III"



아마도 서태지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 가장 빼어난 트랙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이 트랙을 들겠습니다. 몇 번 언급한 적 있지만 1994년 당시 대한민국에서 이만한 사운드를 뽑아낸 음반은 거의 없었겠지요. 팀 피어스의 유려한 어쿠스틱 기타와 케빈 스코트의 기타 테크니션이 어우러진 일렉트릭 기타사운드는 정말 정신을 쏙 빼놓습니다. LA의 콘웨이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따고, 또 그것을 믹싱하기 위해 밴쿠버까지 날아가는 등 서태지는 이 앨범을 위해 정말로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죠. 물론 서태지 자신이 뮤지션이면서도 - '교실 이데아'등의 곡에서 베이스 및 키보드는 서태지가 직접 세션을 담당했습니다 - 동시에 실력파 엔지니어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서태지의 재능은 하드코어보다는 일렉트로니카, 연주력보다는 사운드 만지는 실력에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매우 지독하리만치 고통스러운 노력과 근성의 결실이겠지요. 서태지를 흔히 천재라고 일컫지만 사실 서태지의 본질은 거의 외곬에 가까운 노력형 수재 스타일이라는 게 서빠질 15년동안 내린 결론입니다.(....)

분식집 식당 개 노릇 3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그 긴 시간동안 서태지에 대해 계속 알아가면서 몇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서태지는 타고난 천재가 아니며, 인간 이상의 노력을 하는 수재가 마침내 득도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다. (그가 서태지와 아이들을 해체하고 은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창작의 고통" 운운했음을 떠올려봅시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그는 일종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나중에 발간된 이주노의 회고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죠.) 즉 서태지는 덕후 중에서도 본좌급 상덕후란 거죠.[...] 실제로 제가 느끼기엔 서태지의 정신세계 - 단, 그가 외부로 내보인 저작물들과 행동에 의한 것이라는 한계는 있음 - 와 음악세계는 마니아, 오타쿠의 경지마저 벗어나 무슨 구도의 길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그 중압감은 가끔 사이키델릭한 느낌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기괴함을 즐기는 모습은 이너비리스너비부터 시작해서 그의 디스코그래피 곳곳에 잘 숨어 있습니다. 주로 공연실황 같은 곳에서 많이 나오지만, 정규 앨범에서도 ㄱ나니 같은 경우는 아예 대놓고 그런 얘기를 하고 있고... 그러니 서태지가 상업적이고 음악성이 없네 어쩌네 하는 건 정말 개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에게 영향을 준 다른 것들이 클리셰로 나타나는 경우는 있지만.

그런데 한편으로, 서태지에게는 그 대단한 경지의 기괴한 결과물을 사람들이 좀 알아 주었으면, 하는 일종의 외로움이나 자기과시욕구도 은근히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뭐 사람이라면 당연히 느낄 만한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만...) 3집 앨범에 실린 이 '발해를 꿈꾸며' 연주 버전 트랙은 그런 의미에서 실린 게 아닐까 합니다. 한국 노래방은 싱글CD 들고가서 MR 끼워넣는 거 지원하는 시스템도 아닌데, 뭐하려고 MR트랙을 또 집어넣었을까... 생각건대 당시 열악하기 그지없던 한국의 사운드 사정에서 벌어놓은 돈 거의 다 까먹다시피하며 사운드에 투자했으니까, 그 결과물을 즐길 놈들은 즐겨봐라, 그리고 나 좀 알아주라. 뭐 이런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게 아닌지... 실제로 이 트랙은 원곡에 비해 믹싱상태가 좀 다른데, 단지 원곡에서 보컬채널만 제거한 것이 아니라 아예 각 기타의 사운드가 각각 따로 만져져있는 게 느껴집니다. 어쿠스틱도, 리프도, 애드립도 모두 훌륭하게 제 목소리를 내고 있지요. 자신의 노래를 좋아해주는 팬들 중에서라면 그의 음악세계에 한층 교감할 수 있는 사람도 분명 있을거야, 라는 희망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서태지 7집 당시 KBS의 77주년 콘서트 이름이 '교감'이었던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디스코그라피 중에서도 이러한 교감과 소통을 노래하는 곡은 꾸준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6집 발매 이후에는 서태지가 객관적 완성도보다는 (물론 여전히 정말 까탈스럽게 저작물의 완성도에 목숨걸긴 하지만서도... 6집은 아예 밴드 데리고 새로 녹음해서 아예 콘서트 앨범에 끼워 새로 내놨음) 일단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한다'는 방침이 느껴지는데, 저같은 서태지빠는 오히려 그의 정신세계를 알 수 있는 코드들이 안 가려지고 많이 튀어나와서 좋습니다. 그런데 두뇌게임같은 면이 줄어드니 예전보다 좀 심심한 것도 사실이네요. 흐흐. (예컨대 전세계 덕후들을 열광시킨-_- David Lowe와 BBC의 일렉트로니카 카운트다운 코드는 서태지 7집 활동시절 신보인 watch out에서도 살짝 나타나며, 철도나 양철장난감 등 그런 이미지의 사용은 일본 음악계의 영향과 관계있는 서태지가 쓸 법한 코드들이라 하겠습니다.)


여튼 요약하자면 서태지의 음악세계는 지금은 여유와 관록, 그리고 자유가 느껴지고 아이들 시절에는 도전정신과 에너지, 치열함이 느껴졌지요. 그 강철같은 담금질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사운드를 내는 트랙이 바로 이 3집의 8번트랙이 아닐까 싶네요. (서태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트랙을 꼽으라면 하여가와 Heffy end, 그리고 ㄱ나니를 꼽겠지만.)


* 저작권에 관하여 : 서태지는 자신의 창작물에 관련하여 굉장히 관리를 꼼꼼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재수의 패러디 '컴배콤' 사건에서 보듯 어설프게 상업적 이용을 했다가 소송사태 맞은 치들이 한둘이 아닌데 - 그런데 팬들이 비상업적 용도로 단지 즐기기 위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건, 이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이용하라고 밝혔지요. 이는 서태지 자신이 저작권협회에 업무를 위탁하지 않고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S 법무법인은 저작권협회측의 위탁을 받는 것으로 압니다.)


balhae_mr.mp3

by 홍월영 | 2008/07/14 04:25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4)

요즘은

야구경기 안 봐요.

1. 공부해야 하니까.
2. 일해야 하니까.

3. 열받아서.

by 홍월영 | 2008/07/13 20:33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17)

KBS 뉴스 음향에 대한 유감: 아무리 non-linear라고는 하지만...;



일단 트랙백 밸리가 뉴스비평이긴 합니다만, 이번에는 뉴스 내용에 대한 비평이 아니라 뉴스 기술에 대한 비평입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오늘 아침 KBS2의 일요뉴스타임 방송 때 음향 관련한 것인데... 40초 즈음부터 진행되는 주요뉴스 간추린 소식 부분을 주의해서 보시면 갑자기 오디오가 쇳소리 받치는 음향으로 들리실 겁니다. 저게 제가 코딩을 잘못한 게 아니라 진짜 저렇게 나오더군요. (아침으로 먹던 사발면이 콧구멍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아마 테잎을 리니어 편집 기계에서 한 게 아니라, 컴퓨터에서 프리미어 같은 소프트웨어로 비선형 편집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거 아무래도 편집 시간이 모자랐던 걸까요; 방송판이 워낙에 전쟁터란 건 알음알음으로 잘 알려져 있는 거긴 합니다마는. 사정을 감안해도 편집시간을 줄이기 위해 원본 소스를 너무 압축한 티가 팍팍 나는군요. 게다가 3분 22초쯤에는 - 아마도 원본 소스로 쓰인 자료영상의 사운드를 미처 제거하지 않은 듯한 - 알 수 없는 배경음악까지;;

사실 KBS 보도국이 이런 짓(?)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마는, 보통은 뉴스 본방 1시간쯤 전에 나가는 예고영상에서 가끔 그런 경우가 있었죠. 저는 본방에서 이런 경우를 보는 건 처음인데.... 거 참 다들 곤히 자는 일요일 새벽(?) 2TV 뉴스였으니 망정이지 평일 메인에 이렇게 나갔으면 다음날 신문 꽤 볼만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이런 포스팅을 하지 않아도 지금쯤 KBS 내부에서 알아서 시말서 쓰고 난리났으리라 여겨지네요.;;)

P.S.
근데 김준석 앵커는 평일 낮 12시도 진행하고 일요일 아침뉴스도 하는군요. 저 특유의 어눌한 말투랑 카메라에 잡히는 표정 같은 게 보면 볼수록 좀 올드(?)한 스타일 - 마치 옛날에 KBS 보도본부24시 잔행하던 이윤성(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전 앵커를 연상시키는 - 인데 의외로 거슬리지 않는 것도 신기하죠. 저런 게 바로 관록일지도. (초반 오프닝에, 에어콘을 시원하게 틀 수도 없고... 라는 멘트도 쩌는군요.)

by 홍월영 | 2008/07/06 21:57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10)

스쿨럼블 매드무비 - 빙글빙글



예전에 이거 처음 나올 때부터 - 1기 오프닝 'Scramble' 노래가사 "쿠루쿠루 마와루~(빙글빙글 돌고)" 하는 걸 듣고, 만들어봐야지... 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간 까맣게 까먹고 있다가 엊저녁에 갑자기 생각나서 뜬금없이 만들어 올립니다(....)

-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묘하게 편집이 원판이랑 다릅니다(....) 은근히 노가다네요 이것도.
- 우리나라에서 이런 하이에너지 스타일의 신서사이저 음악이 힛트한 적은 이제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듯.(.....) 나미씨는 저 노래 '빙글빙글' 외에도 1991년에 인디안 인형처럼도 공전의 힛트를 시켰었죠. 그러고보니 저 '빙글빙글'은 정말 84~85시즌을 '쓸었던' 노래 중 하나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잘 기억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니, 많이들 기억하고는 있는데 굳이 기억 속에서 꺼내어보진 않는달까.
- 근데 저 XVID 압축시 생기는 미묘한 주사선은 어떻게 좀 처리가 안 되나... 쩝

by 홍월영 | 2008/07/03 02:29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12)

정보명 집단폭행사건(?)



선수들도 인터넷 보나 봅니다. 연패를 끊어서 속시원하긴 한데, 퍼포먼스가... 허허


손광민 "밟아랏~!!!"


정보명 "강민호 이원석 박남섭이 이 셋이 옆구리를 치는데 강민호 스파이크가 하늘까지 올라가있더라고요..."


정보명 "강민호 조심해라 ㅋㅋㅋ"

by 홍월영 | 2008/06/29 20:10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10)

크로싱


전부터 보겠다고 마음먹은 영화였지만 속세를 떠나 살다 보니 개봉한 줄도 몰랐다. 마침 오늘 폰 때문에 용산가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아마 그냥 제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서 조조 상영으로 용산에서 보았다. 상영관은 1.5개 정도(교차상영이 있다는 얘기다), 극장 내부에는 절반 좀 넘게 사람이 차 있었다. 영화 홍보는 조금 되었던 듯싶은데 입소문은 잘 안 탄 것 같다. 그나마 한핏줄 영화인 '국경의 남쪽' 보다는 좀 더 홍보가 된 것 같지만서도.... 인터넷에서는 '그다지 땡기지 않았는데 보고 나니 생각보다 좋았다'는 평이 많다.

"생각보다 좋았다" - 이 영화를 단적으로 말해 주는 한 마디가 아닌가 싶다. 엄마 손 붙잡고 깔깔거리며 온 아이와 그 친구들, 영화는 그저 핑계고 애인 얼굴 보러 온 커플들 등등, 영화에 대해 별 선입견 없이 들어왔으리라 짐작되는 관객들. 스탭롤 올라갈 때 뒤쪽을 돌아보니 그들 중 상당수가 훌쩍거리고 있었다. 나는 찡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뭔가 와닿아 착잡해지긴 했다. 자유북한방송 같은 곳에 올라오는 탈북민들의 아픈 증언들을 미리 읽어봤기 때문에 그보다는 '덜 독하다'라고 생각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스토리는 그야말로 눈물 질질 짜는 신파극이다. 시나리오상의 완성도 자체는 '국경의 남쪽'보다도 낮다고 본다. - 아마 이것이 완전한 가상의 스토리라면 별점을 낮게 줬겠지만, 진실의 힘은 그것을 뒤집는다. 어딘가 올이 성기게 짜인 듯한 시퀀스와 영화적 장치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배경(ex: 비) 등 그 모든 사소한 단점을 덮어버리는 것도 모자라 관객을 영화 속 현실 안으로 강렬하게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북녘 땅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현실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내 아들이, 내 아내가...' 라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차인표의 연기는 그저 질질 짜는 신파로 남을 뿐이다.

김태균이라는 감독 이름 석 자가 눈에 익어서 한참 고민했지만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컬투에도 김태균이 있고,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홈런을 많이 친 한화 야구선수 이름도 김태균이다. 결국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어느 새 내 기억 속에서는 잊혀져갔던 그 사람이다. 박봉곤 가출사건, 그리고 (개인적으로 화면에 펼쳐진 상상력 하나는 끝내준다고 생각했지만 신민아가 연기가 뻣뻣해서 안습이었던) 화산고. 그 영화에서 등장했던 꼬불꼬불한 수도파이프 같은 장치는 참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잊었다가 오늘에야 기억해 냈다. 어쩐지 화면 구성이나 연출 자체는 짜임새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그가 어느덧 중견감독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가리늦가 들었다. 스크린을 통해 신인감독과도 같은 열정이 느껴지지만, 영화 자체가 한두 편 만들어 본 솜씨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비록 앞에 언급한 대로 시나리오 진행과 관련된 연출은 약간 성긴 면이 있긴 하지만 영화감상을 거스를 정도로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연출 면에서 특기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역시나 성수역에서 촬영한 전철 장면이다. 이건 나의 취향이 철도마니아인가 아닌가의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매우 인상적이다. 전철이 들어오는 소음과 전화를 받는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의 심적 충격 상태를 열차 정지 직후의 잠깐의 정적으로 멋지게 엮어넣은 후, 주인공의 멍한 상태와 전동차를 타고내리는 사람들을 한 컷 안에서 대비시킨다. 주인공의 심상과 현실이 괴리되는 순간을 10여초에 불과한 시간 사이에 참 치밀하게 엮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이런 식으로 잘 짜여진 듯한 시퀀스를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중 하나다.

또한 이 영화에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배우들의 연기이다. 특히 아들 준이 역을 맡은 신명철군의 연기는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프라이멀 피어'에서 리차드 기어의 연기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혜성같이 떠오른 신예 에드워드 노튼에게 그야말로 '가려졌던' 그 때가 생각날 만큼, 신명철군의 연기는 차인표의 열연마저 무색케 할 정도로 몰입감이 있다. 주연인 차인표 또한 울음 연기의 인상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덜 인상적이지만 그 외의 부분의 표정은 정말로 탈북 노동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것은 클라이막스 씬을 보면 알 수 있다 - 내용누설 우려가 있어 자세히 언급할 수 없는 게 유감이지만.

그 외에도 어깨죽지에 살아 꿈틀거리는 구더기를 잔뜩 붙이고 열연했던 주다영(이 친구는 예전에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고 이은주씨의 어린 동생역으로 나왔던가?)양이나 기타 조연들도 좋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단지 너무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사투리를 나조차도 간간이 알아들을 수 없었다는 점이 옥의 티다. (함남 사투리는 강원도 사투리랑 억양이 비슷해서, 경남 사람 입장에선 서울말보다 외려 고향말 두 다리 건너 친척뻘인 이북말이 알아듣기가 쉽다. 참고로 내 경험의 일부가 된 것은 탈북민 외에도 대학 때의 은사인 장경학 교수님. 1916년생. 저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고원군 바로 옆인 문천군 출신인데 아직도 살아계신다.)

적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되었고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짜여졌기 때문인지, 이 영화의 미술은 함경남도 고원군의 탄광촌을 매우 잘 재현해냈고, 광대한 몽골의 자연과 호경기인 중국 거리의 분위기 등을 담아내어 영화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배경 자체보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심리상태에 따라 화면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효과적으로 쓰인 미장센을 더 비중있게 언급하고 싶다. 일례로 강제수용소 장면의 그 거칠거칠한 필름입자는 (분장의 효과도 있겠지만) 탄광 마을의 '가난하지만 정겨운' 생활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단지 이런 장점들에 비해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뭐랄까 시나리오상에서 각각의 시퀀스나 장치가 의도하는 것들 - 야구 식으로 말하자면 이 시나리오의 원작이 갖는 '포텐셜'을 전부 터뜨리지는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꼭 원작소설의 영화화 같은 느김이다. 그것은 영화가 워낙 스트레이트하게 진행되는 탓도 크지 않겠나 싶긴 하다. 헐리우드 드라마처럼 완급조절을 정석적으로 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이끌어가는데, 어쩌면 이 '실화'를 엮어내는 데에는 그 방법이 더 유용했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이해할 구석이 있기는 있지만, 어쨌든 그게 아쉽다.

다른 또 하나의 아쉬움은 음악. 매우 서정적인 기타 선율과 스트링은 분명 마음에 들고, 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준다. 그러나 너무 뻔한 곳에서 깔아주는 것은, 외려 관객으로 하여금 '아, 신파구나' 하고 생각게 하는 것 같다. 차라리 선율의 주제가 마음에 울릴 정도로 강렬한 감동을 가져오는 (4도화음 7도화음의 난무.. 뉴에이지..) 거라면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어쿠스틱 기타는 그런 종류의 감동은 아니다. 스탭롤 올라갈 때 나오는 주제음악이라면 또 얘기가 다르지만. ('웰컴 투 동막골'이나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영화에서 쓰였던 오케스트라처럼.)

개인적으로는 안판석 감독 -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은 듯하지만 그는 그 유명한 '하얀 거탑'의 PD이다. - 의 '국경의 남쪽'이 그 진정성이나 완성도 등에 비해 처절하게 실패한 것을 보고, 이 영화도 혹여 그렇지 않을까 우려된다. 곽경택 감독의 '태풍'은 뭐 언급할 가치도 없었고... ('쌈마이' 장면은 좀 즐겁긴 했다.) 어쩌면 이 탈북 관련 주제의 영화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흥행할 만한 아이템은 아닌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의 힘은 이 영화의 단점을 모두 덮고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 주고 있다. 아주 하이랭크의 영화는 아니지만서도 - 이 영화는 적어도 당신의 선입견보다는 괜찮을 것 같다.


P.S.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성경은 그다지 중요한 아이콘이 아닌데 실제 현실의 경우는 더욱 잔인한 사례가 많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꽃제비들을 불러다 '좋은 책이다' - 마치 영화 초반부에서 주인공이 성경을 받아들듯 - 라고 포교하고, 걔들이 머리 굵어지면 '너희들은 하나님의 십자군이다' 라며 도로 월북시키는 사례가 있다. 물론 걸리면 공개처형이다. 그걸 알면서도 다시 두만강을 건너게 하는 것이다. 즉, 이 영화에서 나오는 진실이란 그조차도 꽤 많이 '순화된' 것들이 많다.


P.S.2
관련해서 사족 한 가지 더. 영화 중간에 "하나님은 부자 나라에만 있고 왜 북에는 약도 먹을 것도 갖고오시지 않습니까" 라는 내용으로, 차인표가 독실한 크리스천인 공장 주인(원로배우 이영후씨의 얼굴을 간만에 볼 수 있다)에게 절규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장성산 감독의 뮤지컬 "요덕 스토리"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보니 장성산 감독도 이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지 못해 7~8년을 헤메다녔는데, 단지 요즘 비난받는 모 신문의 후원이란 이유만으로 이 작품이 도매금으로 비난받는 경우를 가끔 본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 영화도 그런 선입견에 걸려들까 두렵다.

by 홍월영 | 2008/06/28 22:16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13)

박찬호 6이닝 7K 호투영상



박사장님 완전히 부활했어요~
이것이야말로 그야말로 왕의 귀환!

P.S.
리오스때문에 하이라이트 녹화를 못함-_-; 다른 데 올라온 걸 퍼왔습니다.

by 홍월영 | 2008/06/28 18:26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10)

리오스 투수 도핑 양성반응 NHK 톱뉴스로 나오네요..



두산에서 활약했던 용병투수 리오스 선수(현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도핑 양성반응 나왔다는 뉴스.
무려 톱 큐시트로 나오네요;; (니챤네라들은 물 만난듯. 김치 자체가 도핑약물이니 금지해야 된다 어쩐다 하며 이때다 혐한 이지랄... 아 진짜.)

거참 박사장님 간만에 1승 확실히 챙길 거 같아서 좋아했더니 이게 웬 날벼락이래.

by 홍월영 | 2008/06/28 14:07 | 뇌내세척 | 트랙백(1) | 덧글(16)

1박 2일에 발해를 꿈꾸며가 BGM으로 나오네요.


돌아오는 일요일부터 '1박2일' 백두산 특집이 방송되는 모양입니다. 쇼프로를 챙겨보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이건 좀 보고싶다는 생각이 격하게 듭니다.

그런데 BGM이 발해를 꿈꾸며 반주버전. 으허허. 갑자기 너무 반가운 거 있죠. 그리고 N.EX.T의 아리랑도 들어가있네요. (2006년 버전이 아닌 1997년 버전) 이명한 PD가 직접 음악을 선택한 건지 아니면 음향담당이 따로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담당자분 아무래도 서태지-신해철을 좋아하던 90년대 청소년 계보에 속하는 분인 듯?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아마 발해를 꿈꾸며를 모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발해를 꿈꾸며 그 곡 자체는 알겠지만 연주버전에 대해서는 아마도 모를 수도 있겠다, 뭐 그런... 우리 세대가 조용필을 '단발머리'가 아닌 '허공'으로 기억하는 것처럼.

근데 그럼 서태지옹이 좀 슬퍼할텐데. 전 이 반주트랙이 앨범에 실려있는 게, 서태지가 팬들에게 던지는 자랑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국내 음반 사정상 이런 호화메뉴-_-는 좀 찾아보기 힘들었죠.... 케빈 스코트와 핌피어라는, 당시 미국 세션계에서 잘나가던 양반들의 기타질과 천자국-_-의 사운드 만지는 기술 등등. (혹시 앨범이나 MP3 갖고 있는 분이라면 발해를 꿈꾸며 중간의 기타애드립 자세히 들어보세요. 은근 쩝니다.)



여튼 그런 의미에서, 1995년도 라이브 콘서트 '다른 하늘이 열리고' 버전. 이 파일은 저도 있는데 사운드가 개판이라 좀 새로 사운드트랙을 입히려고 하는 중입니다. 근데 이 동영상과 CD 트랙의 플레이타임이 미묘하게 어긋나서 힘드네요. 아마 원본소스 뜬 사람이 VHS - 컴퓨터로 코딩하는 과정에서 전압차 문제로 인한 비디오 재생속도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음.

by 홍월영 | 2008/06/27 11:29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14)

100분토론



여기도 오늘 라인업 쩌는군요(....)
스샷은 추가될 수 있습니다. 너무 길어서 녹화는 못하겠고(...)
(뉴스 녹화하느라 하드 빈공간이 모자라요 -_-;)




by 홍월영 | 2008/06/27 00:25 | 뇌내세척 | 트랙백(1)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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