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전체 글 목록

사해루, 라조기(였던가 깐풍기였던가)






- 간만에, 시간 됐습니다. 나는야 23시의 사나이. (어이)


이글루스 가든 - 한밤의 야식테러단

by 스칼렛 | 2008/02/29 23:52 | 음식탐구 | 트랙백 | 덧글(10)

조갑제도 깐다



한승수씨는 훈장과 함께 총리직도 반납해야 - 趙甲濟 (기사 링크)


...... 조갑제 옹이 정치적 성향은 어떻다 치더라도 그래도 아직까지 기자는 기자구나 하고 느꼈다. 깔 건 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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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대통령이 된 MB- 그도 제왕적 대통령을 꿈꾸는가? 하긴 자기 캐릭터 자체가 제왕이니, 주변을 보필하는 라인들이 보스에 비해 영 비리비리한 건 어쩌면 예견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큰 나무 밑에 풀이 제대로 못 자란다고 했는가. 게다가 개인적으로 MB의 세계관이 chaotic good/evil 이라고 보는지라..... 그래서 실용을 강조하는 듯싶다. 기존의 관념으로부터 자유롭겠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을 터이다.

그러나 실용을 내세웠으면 진정 "실용적"으로 인재를 뽑았으면 한다. 실용이 언제부터 비리의 면죄부처럼 쓰였는가? 냉정하게 말해 공직자로 천거되는 사람이 경력관리 안한 건, 절대적으로 그 사람의 일신전속적 사항이다. 공직임명시 경력검증이 시작된 때로부터 이미 15년이 넘었고, 그러므로 땅투기 의혹 불거진 양반들은 사실확인 즉시 그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앙일보 캐안습이다. 뭐, 너무 정직해서 탈이라고요? 여보세요, '밤의 대통령'으로 군림했던 "후버" 美 FBI 전 국장도 위법으로 털리면 자리에서 쫓겨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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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딴소리로, 단지 조갑제 할배의 문제점이라면 저 글을 올리는 홈페이지의 성격이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다.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안다.) 카테고리 이름은 "최신정보파일" 인데... 편집인이 취사선택해서 게시물을 올리는 것 같긴 하지만, 사실상 어중이떠중이 아무나 글 다 올리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게다가 저 게시물 두세 칸 위에 보면 조갑제 옹의 개인 심경처럼 보이는 글도 있다. (이런 걸 기사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조갑제닷컴 필진인 조갑제, 김성욱, 김필제 세 기자의 게시물 외에는 사실 읽을 가치는커녕 무슨 보수들의 악다구니장처럼 보일 지경이다.

한 마디로 포털인지 블로그인지 명확하지 못하다는 점이고, 이 점이 그의 반대세력에게 "까댐"을 당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사는 기사, 주장은 주장으로 좀 구분해줬으면 싶다.


P.S.
이 포스팅 제목은 어떤 영화의 패러디입니다. 맞추는 분께는....

by 스칼렛 | 2008/02/29 12:34 | 단상 | 트랙백 | 덧글(10)

잠실역, 새벽

by 스칼렛 | 2008/02/29 11:31 | 스케치 | 트랙백 | 덧글(5)

CBS 뉴스 앵커 "코니 정(Connie Chung)" 방송사고




사실 방송사고라기도 하긴 뭣하지만, 코니 정(Connie Chung: 한국명 정유화)이 나온 레어템이라 한 번 올려봅니다. 그 옆에 있는 사람은 댄 레더네요. 허허허.

코니 정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있다시피, 미국 CBS의 간판스타 앵커입니다. 역시 CBS의 간판 앵커였던 바바라 월터스로부터 '인사이드 에디션'의 데보라 노빌, 그리고 최근에는 ABC의 주주 챙(장현주)나 CNN 헤드라인 뉴스 (이건 CNN international에는 안 뜨는 듯...)의 소피아 최까지 이어지는 미국 여성 앵커의 계보(쓰고보니 다들 묘하게 한국계네요...)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인물이죠. 한국으로 치면 백지연? 신은경? 아니 그보다 더 중량감있어 보이는데... 20세기의 영향력있는 인물 중에도 들어가는 걸로 압니다. 최근에는 힐러리 클린턴과 싸움이 나서 세간에 회자되었었죠;; (힐러리가 코니 정 아들네미 욕을 했대나 어쨌대나...)

한 가지 재밌는 건 동양계, 특히 한국계 사람들 발음구조로 서양 언어를 유창하게 말하면 뭔가 상당히 특색있습니다. 빅토르 최가 그렇죠. 이를 두고 지인 모군은 "된장발음 구조로 혀를 굴리니까 인간들이 빅토르 최한테 뻑간거야.." 라고 평하더군요;; 코니 정의 코멘트를 듣고 있으니까 역시 그러한 '맥락'을 느끼게 됩니다. 서양인과는 발음구조 자체가 좀 다른 듯한데 묘하게 매력적이란 말입니다.

근데 왜 네이버 지식즐에는 코니 정이 중국계라는 정보가 돌아다니는지 모를 노릇이네요 ㄱ-; 그것도 자기가 쓴 게 아니라 어디서 퍼온것같더만;;; (중국어로도 Chung이라 발음하는 성씨가 있긴 한데 그건 '장'씨들이지 '정'씨가 아니라고 이 양반들아...) 너무 중국계라는 얘기가 많으니 저도 헷갈립니다만, 옛날에 NHK 위성을 통해 제가 봤던 CBS 뉴스에서는 또 Kony Jung이라고 적힌 것도 봤었거든요. 이런 표기까지 나올 정도면 완전 한국계인데... 음.

by 스칼렛 | 2008/02/28 09:39 | 뇌내세척 | 트랙백 | 덧글(3)

1차 시험 후기

일단 시험은 쳤다. 비록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지만 일단 실전을 쳐 보니 내가 어느 부분을 보충해야 하는지, 실전은 어떤 식으로 되는지 감이 왔다. 이를테면 모의고사 문제나 문제집과 실전은 문제 경향이나 맥락이 달랐단 얘기다. 딱 수능칠 때 당시에 "고급 문제를 받으면 - 풀든 못 풀든 - 일단 명품에서 느끼는 럭셔리함(....)" 그런 것이 딱 느껴졌다. 수험생활도 길어지다 보니 이제 잘 짜여진 좋은 문제를 받으면 기분이 좋고 조악한 문제를 받으면 기분이 좀 파이다.(.....)

- 헌법에서는 시의적절하게도 통치구조론의 대통령 관련, 심지어 당선인 문제도 나왔다. 요즘 시국으로 봐서 분명 출제되리라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반면에 민법에서는 생각보다 상속법이 많이 출제되어 솔직히 당황한 감이 없잖았고... (난 산수계산 못한다고! 버럭) 왜 인간들이 '민법은 과락이나 면하자' 작전으로 가는지 알 것 같았다.
- 형법은 시간이 꽤 빠듯하다고 느꼈는데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려운 모양이다. 서울고 시험장에서 몇 명인가가 마치는 종소리 울린 후에도 마킹 계속하다 부정행위 간주로 0점처리되어버렸다는 얘기를 그 고사실에 있던 친구로부터 들었다. 살벌하구만-_-; (솔직히 나도 아슬아슬했다. 37, 40 두 문제 마킹하는 순간 종이 울렸다.)
- 선택과목은 노동법. 잔뜩 긴장하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쉽게 술술 풀려서 스스로도 놀랐다. 모의고사에선 꽤 고전했고 공부량도 많지 않았는데... 학과수업 열심히 들은 펀더멘털이 빛을 발한 듯싶다.

어쨌든 결과는 묻지마세요 어차피 올해는 안돼요- 랄까(......) 하지만 모든 것이 적어도 내 영역에선 생각대로 굴러가고 있다. 내년에는 계획대로만 된다면 1차는 붙을 것 같은 예감.


하지만 돌발변수는 오히려 공부 외적인 것에서 튀어나온다... 랄까, 어젯밤에 수험을 그만두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다.

실은 며칠 전 어머니께서 23일에 절에 기도하러 들어간다고 집으로 안부전화 하지 말고 폰으로 해라, 라고 하시길래 난 또 진짜 그런갑다 싶었다. 듣고보면 그럴듯하니까.... 그러나 어제 시험장을 나오면서 1번 단축 다이얼을 눌렀을 때 나는 얼척없는 소리를 들었다. 어머니께서 그 날부터 집을 떠나 어디를 가기는 가셨는데, 절이나 기도원이 아니라 부산 모 대학병원이었던 것이다. 즉 입원하시면서 수험생인 내가 신경쓸까봐 외가 식구들이 전부 입을 맞춘 거였다. 입원의 원인은, 급성 췌장염에 담석이었다.

예전부터 계속 속이 아프다고 하신데다가, 가까이 사는 이모님이 냉면집 문 닫고 응급실도 몇 번 모시고 가셨다는데, 마산 무학병원 이 인간들은 그 때마다, 그리고 정식으로 검사했을 때도 스트레스성 위경련이라고 진단했던 거다. (이 말을 들은 서울삼성 류 모 의대생과 정 모 레지던트는 "스트레스성 위경련이란 게 어딨어? 위장장애라면 몰라도 위경련이면 벌써 암 3기인데!" 라고 했음. 그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마산의 종합병원 수준이란 이 모양이란 것이다.)

사실, 그래서 3월 초 즈음하여 "서울삼성에 R군도 실습 뛰고 있고 하니 한번 트랜스퍼를 해서 서울 모시고 오면 제대로 진료를 해봅시다, 삼성의 힘을 믿으세요...." 하고 우리들끼리 얘기가 오가는 와중이었다. 저번주에도 좀 편찮으셨기에 그렇게 스케줄을 잡는 중이었고, 나는 내 수험으로 정신이 없어서 1~2주 미루어 뒀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외사촌 형(마침 의대 교수)이 어머니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펄쩍 뛰었다고 한다. 냉큼 동아대 병원 오시라고... 자기가 동료랑 같이 봐드리겠다고. 그리해서 모시고 갔더니, 저런 결과가 나온 거다. 다행히 어제는 퇴원한다고 짐싸는 중이시래니까, 췌장에 염증은 치료 다 끝나고 담석은 당장 급하진 않고 차차 치료하면 된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나는 참 어이없음과 일말의 한숨과 안도, 그리고 자괴감 등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참 괴로웠다. 마나™군(그는 올해 PSAT: 행시1차 통과가 확실시된다. 저놈도 이제 신림동 인생... 웰컴 투더 헬, 버디...)이 식사나 같이 하자고 안 했으면 아마 미쳐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한숨 돌린 덕분에 도와주신 외가 식구분들께도 감사전화 드리고, 컨퍼런스를 좀 듣고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시험 보고 와서 액시던트를 2연타로 맞으니까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더라고.)

내가 서울에서 시험준비하네 어쩌네 하면서 나이 스물여덟에 돈 한땍가리도 못 버는 사이에 집안 기둥뿌리가 썩어가고 있었던 거다. 정말 수험을 계속해야 하나, 당장 사회로 뛰어들어서 집에다가 월급봉투 갖다드려야 하는 것 아닌가, 요즘 취업도 어려워서 난리인데.... 그 생각이 지금도 솔직히 머릿속을 떠나지가 않는다. 학교도 아직 졸업 못 하고 한 학기 남았는데, 등록금은 어디 가서 구하지? 스튜던트 론이란 게 한국에도 있나? 정부학자금은 성적순인가? 역시 4.0은 받아뒀어야 했나? 사법시험 합격하면 당장 2천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이 은행에서 나온다는데.... 늙은 모친은 "내가 교직이 삼십년인데 너 대학은 끝내줄 수 있다" 라고 입버릇처럼 얘기를 하시지만 솔직히 낼모레 서른을 바라보는 (사지육신 멀쩡... 하지는 않구나, 어쨌든...) 아들네미 하나 있는 게 지금 아직도 우화등선을 못하고 있으니 답답타.

사법시험 시험장 들어가 보면 좌석배치표가 붙어 있고, 컬러 사진과 주민등록번호가 새겨져 있다. 쉬는 시간에 주민번호 앞자리들을 쭉 살펴보고 있자니 참 다양했다. 웃기게도 나는 중간 혹은 그보다 좀 어린 축이었다. 여자들 같은 경우는 87년생 여자애들도 몇 명 보였지만-_-; 78, 79 이런 사람들도 많았다. 심지어 남자들 중에서는 74, 69, 66년생 같은 사람들도 보인다. 이런 사람들은 척 보기에도 몰골이 장수생이다. 개중에는 중압감에 아예 시험 당일에 포기하고 도망가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그 심정이 이해는 갔다. 어제는 고사장에 서른 명 중 다섯 명이 오지 않았다. 나는 그걸 보고 내가 그렇게 사회에 부적응하고 도망칠까봐 무서웠지만, 한편으로는 집에 돌아와서 내가 그렇게 도망하고 당장 사회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by 스칼렛 | 2008/02/28 08:32 | 단상 | 트랙백 | 덧글(26)

Del mundo

by 스칼렛 | 2008/02/28 01:02 | 스케치 | 트랙백 | 덧글(3)

일정

제50회 사법시험 공고 ............................................. 1월 2일(수)
제50회 사법시험 접수 ............................................. 1월 3일(목)-1월 11일(금)
법학과목 35학점 이수소명자료 및 영어성적표제출 ....... 2월 26일(화) 까지
제50회 사법시험 응시표출력 .................................... 2월 14일(목)~2월 26일(화)
제50회 사법시험 1차시험 본방 .................................. 2월 27일(수)


방명록에 대응하여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 [2008. 2. 27 종료]

by 스칼렛 | 2008/02/27 19:13 | 트랙백 | 덧글(39)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평양공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동평양대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식당에 앉아서 그 광경을 TV로 지켜보았다. 시험을 하루 남겨두고 온 동네 전체에서 시꺼먼 아우라가 풍기는 게 도무지 그 다크포스를 견딜 수가 없어서 오늘 저녁은 좀 쉬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이런 빅 이벤트를 솔직히 '비디오 키드'로서 놓치고 싶지 않단 마음도, 저으기 있다.

TV의 화면은 HD신호가 없는 화면이었고 좌우를 잘라낸 것 같아 그림이 좀 답답해 보였다. 생각건대 신호가 HD-비HD 동시대응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나중에 DVD나 HD소스 등으로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만약 저게 원래 화면구성이면 좀 안타까운 일이다. 저 좋은 극장시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니 아쉽지 않을까. (반사판을 설치한 걸로 보아 음향시설은 그저 그런 것 같지만, 동평양 대극장의 규모 자체는 매우 화려하고 웅장하다)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는 그 명성에 걸맞게 매우 감동적이었다. 식당의 그저 그런 브라운관 TV로 보아도 그 감동은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참 격세지감이다. 옛날에는 푸르트벵글러와 카라얀도 구분을 못했던 막귀도 한 10년 듣다 보면 좋고 나쁘다, 예 아니오 정도는 구분이 되는 모양이다. 다만 북한측 여성 사회자의 목소리가 참 간지럽다고 생각했다. 좋게 말하면 옥구슬 굴러가는 듯하고 나쁘게 말하면 부드러움이 지나치다. 같은 말을 쓰더라도 남과 북의 스타일 차이인 것 같은데, 이상하게 북한의 보통 말투가 아닌 방송, 영화용 말투는 어르신들이 쓰는 옛 서울말 억양을 매우 닮아 있다.

언론들은 대부분 "미국 국가가 북한에 공식적으로 연주된 것"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 국가가 대한민국의 통치력이 미치는 국토에 공식적으로는 최초로 방송된 것"이란 의미가 매우 크다. 지금도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에 직접 저촉되는 사안인데 그 의미가 이제 실질적으로 사문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 공연은 그 음악적 탁월함에 대한 부분 외에도 대단히 정치적, 외교적 의미를 크게 지니고 있다.

이 공연이 과연 장 미셀 자르의 1981년 중국 공연처럼 세계 외교사에 기념비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봤다. 아마도 그렇게 될 것 같다. 덩 샤오핑이 자르의 일렉트로니카와 전위예술을 이용해 죽(竹)의 장막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힘을 세계에 알렸듯, 예술에 관심이 많은 김정일의 아들들(한 명은 오덕이지만.. 쿨럭)이 똑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체제의 변화를 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북한 내의 권력구도 변화에 대하여는 이런저런 뜬소문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공연으로 인한 이런저런 일반적 기대가 그대로 성사된다면, 그것은 북한 외교력의 승리일 것이다. 건국 이래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입장으로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것이었고, 그것이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및 UN 동시가입에 의해 입장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그 기조가 유지되어 왔다. 이후 김대중 대통령 시절, 그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이를테면 인터페이스로 기능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 이러한 사고관을 확장시킨 개념이 이른바 노무현의 동북아 균형자론일 것이다. (물론 국제 사회에서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반면 북한은 애초에 남측을 미국의 괴뢰정부로 보는 입장이어서 계속 북미간 직접대화만을 고집해왔다.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근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6자회담 자체가 동서독 통일 때 당사자 및 연합군 4개국 해서 2+4 회담을 본뜬 것이다. 우리가 패전국이었던가?) 이 공연은 이제 북한과 미국이 1983년 이후 24년간 지리하게 벌여오던 치킨레이스에서 북한이 - 100만 명의 목숨을 희생양으로 하여 - 미국을 누르고 마침내 자신의 말빨을 국제사회에 먹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 본다.

그리고 이제 남북관계에서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은 웃기게도 제3자의 포지션에 서 있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두고 우익 노친네들은 거품을 물겠지만 (대한민국의 한반도 내 유일 합법정부 주장이 실질적으로 부정당하는 순간이니까...) 나로서는 그다지 우려도 오버도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저 이 역사적인 순간을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중에 통일을 하든 따로 떨어져 살든, 서로 왕래를 할 수 있고 적대시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이러한 개방의 결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이 더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된다면 오히려 환영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북한 인권에 대하여 그렇게 주장해왔듯... (어차피 한미동맹에 대한 사안은 당사자들의 노력에 따라 이것과는 별개로 될 수도 있다.)

단지 앞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한반도를 그린 그림이 아니라 철원 이남의 반도 남부를 그린 지도로 대표될 것임은 자명하다. 오늘 공연은 그러한 역학관계의 재편이 되는 제1탄이 "될 수도 있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오버하지 말라고 태클을 걸었던 것은 그 떄문일 것이다.)

by 스칼렛 | 2008/02/26 22:17 | 뇌내세척 | 트랙백(1) | 덧글(6)

눈 오던 날, 달동네 골목 아침에.

"학생이 돈 좀 빌려줄 수 없을까?"

- 귀를 의심했다. 방금 들은 동네 점빵(구멍가게의 사투리) 아줌마의 말이다. 아침에 집 앞 '우리수퍼'에서 눈 치우는 부삽을 하나 빌려다 돌려주러 가는 길이었다.

자기 집 앞의 눈은 자기가 치우라고 하는 서울시 조례(단, 이 조례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본다. (관련 포스팅: 자기 집 앞에 쌓인 눈은 자기가 치워라?)도 있다지만, 어쨌든 소복히 쌓인 눈에 설레던 남쪽나라 꼬꼬마는 이젠 옛말이다. 집 앞에 눈이 쌓인 채 얼어가고 있으면 집주인이 치우든 어쩌든 내 성질에 일단 치워놓지 않고는 못 배긴다. 아마 서울 오던 첫 해 겨울 반포동 사촌형 자취방네 집 앞에서 미끄러져 기절한 기억이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게다가 내일은 시험일이다. 새벽나절부터 나서서 신림에서 서초구 어디엔가 붙어있다는 서울고등학교까지 어떻게든 닿아야 하는데, 빙판에 미끄러지기는 싫었다.

같은 건물에 사는 (아마도 고시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은 단 한 명도 도와주지 않고 책가방을 챙겨 유유히 학원으로, 독서실로 내뺐다. 공부하러 가면서 뭐 저렇게 얼굴이며 옷매무새며 꾸미고 나가는지, 공부하러 나가는지 강남역에 놀러나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그에 비례해 내 몰골이란 게, 낡은 패딩조끼에 츄리닝에, 장갑 끼고, 키보다 훨씬 짤막한 부삽(옛날에 연탄 아궁이 치우던 재삽 닮았다)을 들고 구부정하게 삽질하는 폼이, 관리인 내지는 꼭 어디 막노동판 인간처럼 보였나보다. (원룸 건물 주인은 땅부자이고 가끔 관리인이 왔다 간다.) 잠깐 눈 마주친 그녀의 눈빛에 동정과 오만이 반반쯤 섞인 것을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저래 귀족적이어갖고 백날천날 시험공부해서 고시 붙어봐야 서민들 고충을 우째 알겠노?" 하긴, 요즘 고시공부도 있는 집 손들은 사시를 보고, 없는 집 손들은 공시(7, 9급 공무원)를 본다 했다. 잠시 내 경제적 계급에 대한 자아성찰을 0.5초간 끝낸 후,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긴머리 휘날리고 모퉁이로 사라지는 3층 여학생 뒤통수 멀리에다 대고 감자를 한 방 먹여 준 뒤, 다시 부삽질을 계속했다.

그리하여 대충 집 앞에 쌓인 것만 치우고, 점빵에 삽 돌려주고 점심으로 때울 라면 하나 사려고 계산하는 그 자리에서 아줌마가 저런 소리를 하시는 것이다. 물론 지나가는 소리였다. "아니.... 저녁까지 돈 다른 데 넣어야 된다고, 저쪽에서는 돈 준다 했는데 참... 미치겠네. 허허허." 생각해보니 거의 말일, 집세 나가는 날인듯싶다. 얼마나 속으로 끙끙 앓으면 별로 면식도 없는 나한테 저럴까 싶다. 점빵 아저씨와는 얼굴이 익었지만 아줌마는 별로 본 일이 없는데도,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하듯 지나가는 아쉬운 소리를 한다. 그리고 그 너머 19인치 낡은 TV에서 나오는 뉴스에서는 지난 대통령 임기 동안 주가가 173%가 올랐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걸 보며 저게 어느 나라 얘긴가 싶었다.

by 스칼렛 | 2008/02/26 09:59 | 단상 | 트랙백 | 덧글(17)

종로, 김떡순



은근히 사람이름 같기도 하고....

이글루스 가든 - 이뉴이트의 사진동아리

by 스칼렛 | 2008/02/25 19:36 | 스케치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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