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죄 및 모욕죄에 대한 간단한 정리.

예전에 대추리 사태 때 행정대집행 관련 썼다가 '그들'이 몰려온 이후로, 웬만해서는 제 전공분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이 곳의 방침이었습니다만.... 아는 분 이글루에 명예훼손에 대해 잘못된 상식을 댓글로 보론하다 문득 이에 관하여는 포스팅 하나로 정리해 두는 게 두고두고 쓰일 것 같더군요.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적어보겠습니다.

한 가지 일러두기. 이 포스팅은 주마간산으로 대충 읽는 것은 정보를 오독할 위험이 있습니다. 아, 혹시 형법총론 보신 전공자분들은 '교과서 요약이냐... 학부 애들 기말고사 배점 20점짜리 문항도 안되겠네' 싶겠지만.... 모쪼록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초장부터 '사실의 적시' 어쩌고 써놓으면 대부분은 '적시는 접시의 오타냐?' 등등의 반응을 보일 게 뻔합(....) 과학동아에 연재된 '해랑 선생의 일기'는 해부학 배운 의대생 아닌 놈이 보면 지독하게 재미없고, 프로그래머가 소스가 어쩌고 알고리즘이 어쩌고 하면 문과생들 대부분은 눈만 끔뻑끔뻑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겠죠. 그러니 예컨대 법률용어로 '효력'이나 '효과'라고 해야 할 것을 '결과'라고 써놓는 등 몇 가지 사소한 방편이 있으니, 양해를 바랍니다.



[생각의 실마리 : 명예훼손은 범죄다.]


1. 우선 범죄라는 게 무엇이고 어떻게 성립이 되는가를 따져보면 이렇습니다.


1-1. 죄라는 것은 형법전에 써 있는 것이 죄이다.

대한민국에서 범죄라고 정의되는 것은 "형법이나 기타 법령에서 이건 죄가 되오" 라고 정해놓은 게 범죄입니다. 죄형법정주의라고 하죠. 뭐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스위스 이탈리아 호주... 대충 축구 잘 차는 나라들(...)이거나 UN에 가입해있는 등, '현대적인 법체계를 가진' 나라에는 전부 다 이 원칙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심지어 북한조차도 형법전은 있습니다. 단지 북한은 형법을 규율하는 헌법보다도, 노동당규약이 앞서는 골때리는 국가라 국제사회가 왕따시키고 있죠. 이게 무슨 얘기냐면, 노동당 총서기인 김정일이 너 나쁜놈이야 하면 바로 죄인이 되어 작살난다는 얘기. 물론 애초에 북한 헌법 자체가 초 코미디입니다만.

어쨌든 형법 혹은 다른 법에서 '이건 하지 마' 라고 정해놓지 않은 이상은 원칙적으로 뭐든지 다 할 수 있습니다(그 행위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는 일단 논외).... 마는, 법조계에서 사안 판단을 할 때는 '사회 통념'이라는 것도 꽤 중요하게 생각하죠. 문자 그대로 상식적 가치기준입니다. 사안에 대한 판단 근거가 법률에 없거나 애매한 경우엔 이런 사회통념이나 조리, 관습 등을 참고합니다. 관습 중에는 '관습법'으로 굳어진 것도 있습니다. (얘가 저번에 행정수도 위헌 건 당시에 블로그스피어에서 무슨 궤변인 양 엄청 씹히던데 그 자체는 궤변이 아님.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적용하느냐의 문제겠죠.) 이렇게 관습을 최대한 존중하는 이유는, 법률의 목적에 있어 정의의 실현 외에도 사회의 안정 또한 같이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불안정하면 밥벌이가 안 되고, 나쁜 놈들이 '더' 날뛰죠.

이러한 이유에 의해서, 죄를 다스리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근대, 현대의 법체계에서는 기본적으로 숨쉬는 인간은 죄다 인권이 있다고 보지요. 그 '자연인(自然人)'은 인권에 의해 자유롭습니다. 자연인의 자유로운 행위는 어떤 특정한 경우에만 법률에 의하여 기본권이 "제한"되는 것일 뿐입니다. 즉 범죄를 저지른 자를 재판을 거쳐 형벌에 처하는 것은 그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하는 개념인 것입니다. 그 제한의 근거는 바로 정의에 입각하여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인 '법령'이며, 이 법령의 적용에 관한 것을 세세하게 따지고 판별하는 것이 재판입니다. 그래서 외국 영화에 보면 "복수하지 마! 그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해" 라는 표현을 많이 봅니다.

1-2. 범죄라는 것이 성립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

어떤 범죄가 성립하고 그에 따라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 기준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우선 어떤 범죄행위가 과연 그 당사자의 책임에 의한 것인가를 따져봐야겠죠. 남이 한 일로 엉뚱한 놈이 벌을 받는 걸 우리는 흔히 '누명을 뒤집어썼다' 라고 얘기하죠? 그러니 얘는 그 범죄사실 '행위'에 대해서 '책임'이 있냐 없냐, 있다면 얼마 정도나 있냐, 몇 퍼센트냐. 이런 걸 지리멸렬하게 따지는 게 법정에서 하는 일이죠. 책임 정도에 따라 형량이 달라지는데... (예컨대 사형과 무기징역은 한 끗 차이지만 그 결과는 엄청나죠?)

그렇다면 일단 그 저지른 짓이 그 사람의 책임이라고 치고, 그 행위는 범죄인가? 를 논하려면 위에서 언급한 죄형법정주의가 중요해집니다. 형법전이나 기타 법령에는 뭐 어떤 것이 죄가 되는지 세세하게 다 써놓았습니다. 거기에 써 놓은 조건(이것을 '구성요건'이라고 합니다)에 다 들어맞는지 따져보는 거죠. 그리고 그 행위가 과연 '위법'한 것인지를 따져봅니다. 즉 어떠한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1.구성요건 해당성
2.위법성
3.책임

이 세 가지가 모두 인정되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 중 하나라도 부실하면 무죄라는 거죠.


그러면 간단하게 사례를 들어 범죄가 어떻게 인정되고 처벌은 어떻게 되는지, 법적으로 그 과정이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대해 간단하게 한 번 살펴봅시다.

사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총으로 조준해서 쏴 죽였다.

관련 법조문)
형법 제250조 이하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존속살해, 영아살해, 촉탁살인 등 세세한 경우의 차이는 여기서는 생략.)

1)구성요건 해당성:
사람을 죽이겠다고 마음먹었고, 확실히 쏴 죽였습니다. 이 경우 '살해'가 확실히 맞군요.

2)위법성 :
살해한 경우 형벌에 처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위법성 인정. 단, 전쟁터의 군인이 교전상대인 적(민간인 말고)을 쏴 죽였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겠죠? 위법성이 100%가 아니라 합당한 사유에 의해 덜어지는 걸 '조각'이라고 합니다. 형량의 구형과 선고에 영향을 주겠네요.

3)책임 :
법정에서 벌어지는 가장 많은 공방이 바로 책임소재입니다. 예컨대 강간사건 같은 경우에는 먼저 꼬셨네, 원래 꽃뱀이네, 가만 있는데 덮쳤네, 피고의 정신이 이상하네 등등 참 골때리죠(....) - 이 사례의 경우에는 뭐 확실히 쏴 죽였으니 책임이 인정되겠네요.

4)판결 :
일단 사형 판결이 났다고 칩시다. 요즘은 단순살인의 경우 대부분 징역이고 사형판결을 받는 경우는 2인 이상을 살해했을 때라든가 반사회적 인륜범죄, 파렴치범(사체유기 증거인멸 등), 묻지마 살인 등 좀 하드코어한 경우입니다. 그러니 사람을 죽이면 얼른 자수해서 광명까지는 못 찾아도 목숨만은 건집시다.(.....)

5)집행 :
관련 법령에 따르면 최종 선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법무부장관의 명령에 따라, 명령 후 5일 이내에 교도소 내에서 교수형에 처하게 되어 있습니다(형법 제66조 등). 이 법률에 따라 교도소 아닌 곳에서의 공개처형은 할 수 없겠지요. 교도소 내라고는 해도 수감자들 앞에서 처형하는 짓거리는 좀 힘든 게, 헌법의 기본권은 박탈당한 게 아니니 존엄하게 죽을 권리 정도는 사형수에게도 있겠지요(천부 인권 개념이 중요한 이유).

*지난 10년간 사형이 중지된 이유는, 법무부장관의 명령이 없어서입니다. 원칙적으로는 6개월 이내에 명령을 하게 되어 있지만 이 명령을 내리기 위하여는 해당 처형 안건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올라가야 합니다. 즉 국무회의에 안건상정이 안 되면 집행이 사실상 안 되는 거죠.

또한 이미 국무회의를 통과한 안건이라도 법무부장관이 명령하지 않고 미룬 사례가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박정희, 그것도 제4공화국 시절에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 당시 어떤 법무부장관은 사형 반대론자였기 때문에 고 육영수 여사의 저격범인 문세광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사형집행 명령도 내리지 않았죠. 물론 장관이 나중에 바뀐 뒤에는 적체된 사형수가 서대문에서만 하루에 대여섯명씩 한꺼번에 처형당했다지만요. (교수형은 집행하는 데 모든 절차가 한 사람당 거의 2시간 가까이 소요됩니다. 게다가 7월 복중이라 시체 썩는 냄새에 교도관들이 아주 죽을 맛이었다고 하더군요.)
_____________________

잡설이 좀 길어졌는데, 여튼 범죄라는 건 저런 식으로 인정되고 처벌받습니다.



여기까지 요약 :
범죄는 법령에 딱 정해져 있으며, 구성요건 위법성 책임을 셋 다 충족해야 합니다.




2. 그렇다면 명예훼손은 죄인가?


2-1. 형법에 규정해놓고 있으니까 죄는 죄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명예훼손이 뭔데? 라고 묻는다면 - 위의 사례에서처럼, 일단 법조문에 뭐라고 써놨는지부터 살펴봐야겠죠.


제33장 명예에 관한 죄

_ 제307조 (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_ 제308조 (사자의 명예훼손)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_ 제309조 (출판물등에 의한 명예훼손)
①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제307조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②제1항의 방법으로 제307조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7년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_ 제310조 (위법성의 조각) 제307조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_ 제311조 (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_ 제312조 (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①제308조와 제311조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개정 1995.12.29>
②제307조와 제309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개정 1995.12.29>


어때요, 참 쉽죠? (.........)
요즘은 옛날처럼 사법시험 답안지에 한자 떡칠 안 해도 됨 ㄳ


2-2. 명예훼손죄가 보호하는 것은 사람의 명예다.

각설하고, 사람의 명예를 왜 훼손하면 안 되는데? 라는 논점일탈적인 의문을 제외한다면 - 이 조항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대상은 사람의 명예입니다. 모든 법률은 목적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그 법률을 만들어서 기대할 수 있는 어떠한 효과 내지 이익이 있겠지요. 그러므로 명예훼손죄에서 이러한 '보호법익'의 대상은 바로 사람의 명예입니다. '그걸 누가 모르냐! 말장난하지 마!' 라고 하기 이전에... 명예훼손죄의 보호법익이 명예의 훼손방지라는 것을 밝혀놓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은 '모욕죄'와 '명예훼손죄'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하는 결정적인 키워드이니까요. 왜 그런지는 저 '사실의 적시'라는 부분에서 법적용 관점의 차이가 나게 되는데, 계속 알아봅시다.


2-3. 사실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명예는 훼손될 수 있다

2-3-1.
일단 저 법조문에 씌인 대로라면 "사실을 적시(摘示)하여 남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처벌받는다"고 하는군요. 사실의 적시란 뭐냐... 사실은 허위가 아닌 본질적으로 진실한 내용의 사실을 얘기하는 거고.... 적시라는 한자를 풀이해 보면 따내어 보이게 한다... 라는 뜻인데, 실은 이게 일본말입니다. 법률용어로 그대로 굳어진 거죠. 여튼 요컨대 괜히 사실을 까발겨서 남의 명예에 흠집낸 놈은 처벌받는다라는 얘깁니다. 명예훼손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여기. 사실에 빨간색으로 밑줄 좍. 나머지 자잘한 법조문은 그 대상이 죽은 놈이냐 산 놈이냐, 아니면 방법이 말로 썰을 푼 거냐 글로 적은 거냐 등등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좀 다른 것에 불과합니다.

단지 꾸며낸 사실(허위사실)로 명예훼손을 했을 경우에는 가중명예훼손죄라고 해서 처벌이 더 무겁지만, 보통 이 경우는 모욕죄와 행위가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보호법익이 사람의 명예 하나이기 때문에 가중명예훼손죄와 모욕죄 양자의 본질적 차이는 행위수단이 사실의 적시냐 아니냐를 두고 따지므로 생략해도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가중명예훼손과 모욕죄는 일종의 교집합/합집합 관계입니다. 하는 방법이나 대상 등에 있어 개념이 조금 다름.) 또한 출판물의 경우에는 전파가능성이 높으므로 말보다 처벌이 무겁고, 공연성(公然性)을 따질 필요도 없이 바로 죄가 성립합니다.

2-3-2.
* 공연성은 여기서는 '해당 사실을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의 법률용어죠. 명예훼손의 공연성은 그 사실이 전파되느냐 아니냐의 여부를 따지는 것으므로, 의외로 중요합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보호법익은 사람의 명예입니다. 그 개인의 명예가 사회적으로 훼손되었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 다수에게 퍼졌을 때, 명예훼손은 성립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애초에 그 전파가능성이 말보다 훨씬 큰 문자매체(신문, 책, 전단지, 인터넷 등...)의 내용은 공연성도 안 따지고 바로 명예훼손으로 걸리는 겁니다. (얼마 전에 이 블로그에 썼던 '명박산성'을 생각해봅시다. 24시간만에 엄청나게 퍼졌었죠.)

만약 한 사람에게 말한 경우는 어떤가? 이에 대하여 우리 법원은 일관되게 '전파성이론'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두 사람에게 말해도 그게 '비밀 꼭 지켜줘야 해' 수준의 것이 아니라 이게 이 사람 입에서 저 사람 입으로 계속 새끼를 쳐나가면 결국 이건 공연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죠. 그러나 헌법에서 말하는 표현의 자유에 저촉되고 유추적용금지의 원칙에도 반할 우려가 있어서 학자 중에는 이 이론을 반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2-4. 모욕죄는 사실이냐 아니냐 여부에 상관없는 것

모욕죄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어도 처벌됩니다. 물론 여기서 처벌된다라는 건 모욕을 해서 명예에 흠집을 냈을 때의 얘깁니다만.... 모욕의 개념은 사실 명예훼손과는 약간 교집합 관계입니다(위에서 얘기했죠). 왜냐면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존중을 깎아내리는 가치판단이나 의사표시'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인격모독의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언어나 문서상의 문제인 명예훼손죄와 달리, 모욕죄는 폭언 같은 것뿐만 아니라 행동에 관한 것도 포함입니다. 즉 욕, 얼굴에 침뱉기, 싸다구질, 머리가 돌았다는 표시(헤드빙빙) 등은 모두 모욕죄의 구성요건이 됩니다. 그러니까 명예훼손은 사실적시, 모욕은 가치판단. 뭐 이렇게 정리되는 거죠.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부시나 라이스는 욕해도 모욕죄는 성립이 안 됩니다. 외국원수 또는 외교사절의 경우는 형법에 특별규정이 있기 때문이지요(제107조 2항, 108조 2항). 말인즉슨, "국내에 체재하는 외국원수나 외교사절을 폭행하는 경우 아예 5년 이하 징역"을 때려버리기 때문에 이쪽의 죄는 미처 성립하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죄는 죕니다. 쿨럭.)


2-5.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실적시는 죄가 되지 않는다!

이쯤에서, '그렇다면 맨날 신문이나 방송에서 특종 빵빵 터뜨리는 사람들은 뭐니? 왜 명예훼손이 안 돼?' 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언론기관에 대고 명예훼손 고소하는 사람들은 참 많지만 그에 비해 - 처벌은 잘 안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전부 명예훼손감이었으면 카메라 출동 찍은 기자들은 죄다 옥살이했어야 했겠죠. 그들이 사실을 보도함에도 불구하고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위에서 인용한 법조문 중 제310조를 다시 보면 나와 있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실의 적시를 공익옹호에 의한 적절한 수단으로 한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습니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는 들지만 위법하지 않기 때문에 정당하다는 거죠. 이것은 헌법상 언론의 자유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적절한 수단' 이라는 구절입니다. 요컨대 중상모략, 선동, 악의적 비난은 저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공익 목적으로 남의 불미스러운 사실을 까발긴다 할지라도, 결코 경솔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됩니다. 예컨대, 예전에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삼성이 고의적으로 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어민들의 주장을 삼각취재 없이 그냥 보도한' X모님의 블로그. 그 취재방법 및 주장을 보았을 때 명백한 명예훼손감이어서, 만약 삼성이 고소를 했다면 X님은 꽤 애먹었지 싶습니다. 물론 개인의 인식능력 한계를 넘어선 곳에 진실인 사실이 존재할 때도 있기에 '수단의 적절성'은 가끔 긍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사 기자들은 바로 그 수단의 적절성을 얻고 명예훼손의 꼬투리를 주지 않기 위해 '삼각취재'를 하죠. 언론보도의 기본입니다.

(솔직히 얘기해서, 최근 이글루스를 포함한 블로그스피어를 보고 있자면 인터넷에 지금 명예훼손으로 소송걸릴 사람들 엄청나게 많다고 봅니다.... 다음 아고라는 말할 것도 없고. 물론 헌법상 표현의 자유, 지금까지 말한 공익 목적으로서의 위법성조각 등을 경우에 따라 따져봐야 하겠지만... 자기 몸 다치기 전에 다들 쿨탐을 좀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명예훼손의 대상이 된 당사자가 고소를 걸어야 가능하니까(친고죄), 뭐 설마 MB가 수십만명을 상대로 고소를 일일이 어떻게 때리겠냐 - 싶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 외의 것들이죠.)



3. 맺는말

... 헥헥헥 이거 적는데 무슨 세 시간이 넘게 걸리냐. 죽겠네. (.........) 전공자 여러분들, 대충 이 정도면 (몇 개 빼놓은 게 있지만) 정리가 된 거 맞죠?(.....)

3-1. 며칠 지나서 다는 사족
... 댓글 보시면 이 포스팅에서 미진했던 부분이 방문자분들의 댓글로 대충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어떻게 정리해서 끼워 넣으려다 피곤해서 걍 GG (.......) 포스팅 개수작업은 단권화보다 힘들다는 하앍

by 홍월영 | 2008/07/04 08:34 | 단상 | 트랙백(2) | 덧글(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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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眞明行의 근현대사 인물평론 at 2008/07/25 12:12

제목 : 쉽게 정리해 본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 트랙백한 홍월영님의 포스팅 :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에 대한 간단한 정리"간단하게 쓰신다고 가볍게 시작하셨다가 쓰다보니 3시간이나 걸려 장문의 포스팅을 하시게 된 것 같다. 법률이라는게 원래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가정할 수는 없지만 다변한 사회적 상황을 一意的으로 함축해서 쓰다보니 내용이 모호하고 풀이가 至難한 경우가 적지 않다. 서점에 가보면 IT 관련 서적 다음으로 두꺼운게 법 관련 책들이다.소햏도 이사다닐 때마다 이 두꺼운 법전때문에 ......more

Tracked from 高村薰 同盟_다카무라 .. at 2008/07/25 20:13

제목 : 홍월영님이 정리해주신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에 대한 간단한 정리. 요새만큼 국민스스로가 법에 대해, 그 외 몰라도 사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할 것들에 대해 전문가가 된 적이 없었다. 그 중 궁금했던 것을 홍월영님이 잘 정리해주셔서 트랙백 한다. 뉴스를 보니 사이버 명예훼손죄를 신설한다는 개무부장관의 씽크빅도 울고 갈 창의력 드놓은 발언도 있다보니 이것도 공부해놓아야 할 듯....more

Commented by LaJune at 2008/07/04 16:02
정리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少女ラジオ at 2008/07/04 16:38
필요했었는데 이 포스팅으로 간단히 알게 되었군요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슈지 at 2008/07/04 17:14
고생 많으셨습니다;;
Commented by 흑염패아르 at 2008/07/04 17:21
...그냥 스크롤 내렸...;ㅅ; 먼 글자가 저리 많아 ㅠㅠ;;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04 18:16
어째 반응이 죄다(........)
Commented by 우거스 at 2008/07/04 19:54
집에 든 도둑을 잡고 경찰 부르고 경찰 기다리는 사이 이 도둑놈이 시키 뭐 이런식으로 말해도 명예회손이 성립될수도 있는거군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04 21:09
그렇지는 않죠. 본문에도 나와 있지만 '훼손'(회손 아닙니다. ㅈㅅ)이 성립하려면 상당 다수에게 전파되는 공연성을 필요로 하니까요. 그 도둑한테 말하는 거래봐야 끽해야 모욕의 가능성인데다, 도둑 잡는 상황에서 경찰이나 재판부가 그런 소소한 거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치부할 가능성이 훨씬 높겠죠?
Commented by 유세이 at 2008/07/25 13:47
"집에 든 도둑을 잡고 경찰 부르고 경찰 기다리는 사이 이 도둑놈 이시키라고 말한 경우" 단순한 경멸적 표현이어서 명예훼손죄라기보다는 모욕죄라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인데, 모욕죄도 공연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고, 설사 공연한 장소라 하더라도, 현행범에 대해서 도둑놈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회상당성이 있다는 사유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8/07/04 21:11
2MB라면 수십만명 정도는 충분히 고소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진짜 그러면 재미있겠네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04 21:18
집단소송제는 보통 다대일대응인데 일대다대응이면 전대미문이겠군요(.....)
... 랄까 아마 독한 놈들 골라 시범케이스로 조진다에 한표입니다. 어차피 친고죄니까.[...]
Commented by 死海文書 at 2008/07/04 21:39
오오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31
굽신 굽신
Commented by 레인보우 at 2008/07/04 21:42
잘 읽었습니다. 도덕과 기초질서만 제대로 서도 우리 사회는 괜찮을 것 같은데...어째 가망없어보입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31
질서를 지키는 것과 자유를 누리는 것, 중용을 못 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민주주의라는 게 이것만 하지 마. 나머지는 괜찮아. 인데 작금의 세태는 전부 개판치자 or 전부 조지자 둘 중의 하나를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착선 at 2008/07/24 20:52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에서 열정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쉽게 풀어써도 어려운게 법안인듯...그래서 같은 문항으로 다른 판결들이 나오는 것이겠지요. 한번 정독했지만 역시 법 계열이 아닌터라 어렵네요. 전반부는 한 5번은 더 읽어봐야할듯....

1.사실을 말하는것도 명예회손이다.
2.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절한 수단을 이용해서 말하면 아니다.
3.그 적절한 수단으로 삼각취재가 있다.

대충 이정도로만 이해했습니다..음..삼각취재가 뭔지 찾아봐야겠네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4 23:31
1.에 대해서 토를 간단하데 더 달면... 명예훼손이라는 게 성립하는 이유가, 누구에게나 인권이 있기 때문이고 설령 범죄자라도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 이런 개념에서 시작합니다.

만약 이 원칙을 어기게 된다면 좀 골때리는 문제가 발생하는 게 - 촛불시위 때 경찰이 차도가 아닌 보행자 통로(인도)로 걸어가는 시위대를 폭력으로 두들겨패도 꺼릴 게 없어지게 되는거죠(....) 그래서 정말로 중요한 원칙입니다. 천부 인권이라는 건.
Commented by imc84 at 2008/07/25 11:13
정리 잘되어 있어서 이해가 쉬웠네요.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30
음 보람이 느껴지는 댓글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
Commented by Juno at 2008/07/25 11:15
비전공자이지만, 이 글 덕분에 명예 훼손에 대해 좀더 알 수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군대(카투사)에서 법무 행정을 맡았는데, 미군 형법도 범죄 성립의 3 요소를 굉장히 철저히 따지더군요. 지휘관이 "얘 좀 처벌하려고 하는데 서류 좀 만들어줘."라고 해도 구성 요건이 제대로 충족이 안 된 경우가 많아서 돌려보낸 적이 꽤 되었답니다. 글 읽다가 갑자기 생각이 들었네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30
오오 역시 천조국의 천병(....)은 다르군요. 쿨럭.
우리 군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우리 군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Commented by 쟈네 at 2008/07/25 12:09
잘 읽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하느라 고생하셨을듯.^^;
완성도를 위해 조금만 첨언을 할게요. 주제넘은 참견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1. 글의 전제부분에서, 위법성의 판단이 너무 갑자기 이루어지네요. 물론 [구성요건
해당성이 위법성을 징표하므로, 위법성의 판단은 조각사유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소극적인 판단으로만 이루어진다]라는 전제가 머릿속에 박혀있는 사람이라면 " 아,
형법전에 써 있으니까 위법하겠구나 " 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 구성요건의
위법성 징표에 대한 설명없이 바로 "형법전에 처벌한다고 적혀있으니 위법"이라고
하는 것은 [구성요건 해당성]의 판단과 [위법성]의 판단이 섞여버리게 되는군요.

2. 명예훼손과 모욕을 구별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만, 명예훼손이 사실적시
며 모욕죄가 가치판단이라고 하는 것은 좀 .. 애매하군요. 법을 잘 모르시는 분도 아실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구별방법은 [구체적 표현]과 [추상적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모
욕죄는 가치판단이라기 보단 경멸의 표현이며, 명예훼손은 언급하셨듯 허위의 표현도
처벌하니까요 ..

3. 글의 마지막 문단에 명예훼손을 친고죄라고 표현하셨는데, 명예훼손은 반의사 불벌
죄이고 모욕죄가 친고죄입니다.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단지
피해자의 명백한 의사에 반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죠. 저도 매번 착각하는 문제라
솔직히 말하면 방금 네이버에서 명예훼손죄를 쳐보고 나서야 확신했네요 ^^;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24
오오 역시 진검승부는 다르군요, 어물쩡 넘어간 부분을(.....) 랄까 여기서 다루어봤자 개괄에서는 별 의미가 없기도 했지만요;;
Commented by 쟈네 at 2008/07/25 12:22
4. 글 다쓰고 나니 보인 부분 추가할게요;

"개인의 명예가 사회적으로 훼손되었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 다수에게 퍼졌을 때, 명예훼손은 성립하는 것입니다"

- 라는 부분에서.
명예훼손은 추상적 위험범이기 때문에, 상당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만 있어도 기수(성립)가 됩니다. 즉 상당 다수에게 퍼지지 않았고 한사람만 알고 말았다고 해도, (물론 그 한사람이 본인이라거나 가까운 친지일 경우엔 공연성이 부인되지만요) 명예훼손은 성립하는 것이죠.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24
음 이 부분은 쓸 때 거론했던 것 같은데 독자에겐 좀 미흡했나 보네요;;
Commented by Ginger at 2008/07/25 12:58
훌륭하게 정리하셨군요. 전 전공자긴 해도 쪼렙 학부생이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전공자들도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25
저도 쪼렙입니다(....) 일명 시험준비를 핑계로 국가와 민족의 고혈을 빨아먹는 백수(......) 지요....
Commented by 유세이 at 2008/07/25 13:39
'먼저 꼬셨네, 원래 꽃뱀이네, 가만 있는데 덮쳤네'는 책임부분이 아니라 구성요건이나 위법성 부분에서 검토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 법정에서 가장 공방이 많은 부분은 구성요건과 위법성부분이며, 책임부분이 문제되는 것은 흔치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있는 일반인은 당연히 책임능력이 있거든요.

그리고 "피고"라고 표현하셨는 데, "피고인"이 옳은 표현입니다. 피고는 민사에서 쓰는 말이고, 형사에서는 피고인으로 부릅니다.

또 명예훼손 부분에서 사실 적시의 구체성에 대해서도 언급을 해 주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어떠한 사실의 적시라 하더라도 구체성이 없다면 모욕죄가 될 수는 있지만 명예훼손죄는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화냥년, 너가 화냥질을 했잖아."라는 표현 같은 경우에도 "화냥질을 했다."라는 사실의 적시는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구체성이 부족하여 파기환송된 판례도 있고..

잘 쓰셨지만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26
음, 그 부분은 사실 그 유명한 서울대 교수 도둑놈-_- 판례를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들어낸 부분이었습니다;; 모욕죄 판례로 명예훼손까지 같이 하려니까 힘들더라구요. 근데 댓글을 보니 어째 제가 바보같아지고 있습(....) 이렇게 간단하게 지적되는것을;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7/25 14:31
안그래도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 이라는 조문이 있는 법을 찾고 싶었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알기 쉽게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차분하게 읽었어요. :)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28
위에서 댓글로 실컷 지적당한 것에서 보듯 자세하지는 않습니다(....) 뭐랄까 제가 제 공부를 하면서 정리해 본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쿨럭.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8/07/25 14:58
훼손될 명예가 있어야 명예를 훼손하지... (..................................................)

라는 말이 문득 생각나는건 (.............)



이렇게 보면 옛날은 참 단순했던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명예가 있다는걸 증명하기 위해서는 그냥 상대방에게 결투를 신청하면 됐으니까.

요즘은 법률 조항 따져보고 변호사에게 고고싱 (...........)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19:29
음 그 결투 있던 시대에 - 똑같은 논리로 영국에서는 감옥에 갇힌 죄수들에게 밥을 안 줬지요(....) 죄지은 놈이 왜 먹어? 그러나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아주 자비로운 왕과 귀족 나리들께서 성은을 베풀어 먹여주는 거니까 고맙게 알아. 뭐 이런 논리였댔죠(....)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8/07/25 20:02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요새 이 문제로 외국산 블로그 서비로 옮겨야 하나 고민하던 차였는데... '공공을 위한 사실 적시'는 괜찮은 거군요. 뭐. 허접한 제품의 마케팅에 속아 아까운 돈 날리는 분이 없도록 리뷰를 쓰는 것은 분명히 공공을 위한 사실 적시에 해당하니...(하긴 정부가 저런 일을 추진하는것은 속셈이 뻔하니 이쪽은 대상이 아닐거라 생각합니다만)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20:04
뭐랄까 비정치적 면에서 언론의 (주로 황색스러운) 표현자유가 의외로 괜찮았던 시기가 전대갈 때기도 하지요(...) 수사반장 지금 다시보면 우와 이게 그당시 심의를 통과했단말인가?! 싶을 정도의 장면묘사가 꽤 있습니다(......) 썬데이서울이나 그런 게 나온 것도 다 그때고. 뭐랄까 씁쓸한 반사이익인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Erwin at 2008/07/25 20:15
비전공자지만 잘 읽었습니다. 2-5항(?)에서 위안을 좀 얻고 가네요 (...)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21:15
고승덕씨 수기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미국에서 로스쿨 다니던 중에 자기가 느낀 건데 선진국의 1년 양형이 후진국의 2년 양형보다 더 무섭다는 것. 왜냐면 전자의 경우는 1년이면 딱 1년, 벌의 경중에 따른 양형이 비교적 정확하고 또 그게 칼같이 지켜지니까요. 법 자체보다는 그 법 해석을 두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뚜레 뭐 이렇게 프로크루테스의 침대마냥 제멋대로 적용하는 게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areaz at 2008/07/25 20:35
음.. 보다가 궁금해져서 질문을 드립니다만, 객관적 사실을 말하는 것으로 명예회손이 성립되는데, 그것을 면할 방법인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나요? 말이 좋아 공공의 이익이지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를 계량하기 힘든 것으로 보면 이것은 명예회손으로 고발하는 쪽이 대단히 유리한 것 같습니다만.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21:18
명예의 "훼손"에 대하여는, 댓글에도 있긴 합니다만... 걸고 넘어지기는 좋은데 그걸 또 법정에서 유죄로 끌어내기는 어렵죠.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초반에 사실 명예훼손이랑 별 관련도 없는 죄형법정주의랑 형벌의 3대요건을 주리줄창 써놓은건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소송걸면 상대방 골탕이야 먹일 수는 있겠지만 고소/고발자가 소송에서 질 경우엔 무고죄로 고소도 되고, 민사의 경우는 소송비용 다 물어쓰고 또 손해배상 청구 먹을 수도 있겠죠. 그러니 확실하게 걸리는 경우가 아니면 함부로 소제기하기도 힘들죠. 물론 전가의 보도인 "판결 나오기 전에 소 취하"라는 놈이 있진 하지만요.;;
Commented by 여왕님 at 2008/07/25 20:44
명예훼손죄는 입법자 중심의 법률조항인것 같아요.
국회의원들은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어 있으니까.
사실을 적시하고도 처벌받는다는건 좀 아닌것 같음..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가 우선 아닌가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21:39
우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은 일단 재임기간 중 발언에 대한 면책특권이 있죠.

그리고 명예훼손 또한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기본권에 바탕을 둡니다. 표현의 자유가 남을 언어로 상처입혀도 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노무현의 인격살인 논란이 생각나는군요) 우리나라는 요즘 뭔가 법이라는 게 대중들에게 굉장히 우스운 것 내지는 당장 내다버려야 할 것으로 천대받고 있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상은 다 어느 쪽 입장에도 전부 이유라는 게 존재하고 그걸 공정한 판단에 따라 어느 쪽을 어떤 비율로 경중을 두느냐가 차이일 뿐입니다.

만 약 말씀하신 대로, 사실의 적시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면 반대의 경우에도 분명 문제가 됩니다. 예컨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유세 당시에 누군가가 "저 사람의 마누라의 애비가 6.25 때 빨갱이다" 라고 했던 적이 있었죠. 노통의 장인이 좌익활동을 한 혐의는 분명 있는 걸로 보이지만, 어떤가요? (진실 여부가 불투명한) 사실만 써 놓아도 노 측은 분명 명예를 훼손당한 셈이 되는거죠. 노통 말 그대로, 자기가 당시 좌익활동 한 것도 아니고, 사실이 그렇다고 그래서 멀쩡한 마누라 갖다버리란 얘기도 아니고 말입니다(....)

위 댓글에도 써놨지만 법은 조항 자체보다는 그것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바이마르 공화국 다음에 바로 대두된 것이 히틀러의 제3제국임을 떠올려 봐야 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Radhgridh at 2008/07/25 21:49
비전공자입니다...(제가 전공이라고 말할꺼야 '총'밖에는 없지만 --)


법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신기한게..

모든법의 우선이 되는 "헌법"에 기초해서 기록물을 만들어도 결국은
다른 이하의 법에 의해 "헌법이 무시"되는거 같군요(여러가지 법들 -_-; (열거하기가 힘드네요))

이럴땐 미국의 경우가 참으로 적절한데 말이지요...
수정헌법 1조였던가로 대개의 모든 명예훼손이라던가 기타 여러가지가 기각되던데 말이지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5 21:55
저는 무시된다고 보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을 "대중의 환상" 내지는 "도시전설"로 보고 있는 쪽이지요. 위 댓글에도 써 놨지만 행정부 수장 이하 청와대부터 일렬로 줄세워서 부산앞바다에 빠질 군번까지 죄다 법 적용에 장난을 쳐서 문제라고 보는 쪽이죠.
Commented by 여왕님 at 2008/07/26 17:50
글과 상관없이 노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놈 마누라 애비가 빨갱이다!" 이게 노통이랑 뭔 상관이 있는지 -_-;;
사실을 적시해서 문제가 된다고 하셨는데,
장인은 장인이고, 노통은 노통아닌가요...? 어떻게 명예훼손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6 18:15
바로 그 "상관없는" 것 때문에, 그 말 발언한 사람이 명예훼손이 된다는거죠. 이해를 못하고 계신 듯... 발언자가 말한 사실, 그리고 그것이 진실인 사실일 경우에도 노통과 아무 상관없지 않습니꺄? 상관없음에도 노의 명예는 이미 훼손이 되어버린 거죠.

제 생각에는 여기에서 사실이라는 것을 "진실인 사실" 하나만으로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본문에도 써 놓았지만, 이 경우에서 '사실'에도 두 종류가 있습니다. '진실인 사실'과 '허위사실'.... 후자의 경우에는 형량이 좀 더 나오거나, 법리적용이 각론적 측면에서 차이가 있거나 그렇습니다.

아니 사실이 진실 아닌가, 라는 게 솔직히 일반인들의 통념인 것 같습니다만.... 법리적으로 이 양자를 구분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이 진실이라고 믿었는데 실제로는 진실이 아닌 경우를 상정해서죠. 이런 사실일 경우에는 또 법리적용을 할 때 발언자의 '착오'에 관련해서 해석하여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Commented by Amber at 2008/07/26 22:22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
이거 참 불만이 많아요 -_-;
왜 나쁜놈보고 나쁜놈이라고 욕하면 안되는건지...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6 23:10
다 이유가 있어서. 입니다. 다른 분들 덧댓글 같은 데 얘기를 계속 했는데 아마 안 읽으신 모양이네요;;; 간단히 재탕하자면 나쁜놈이라는 판단이 자의적일 가능성 + 천부인권 개념 때문입니다. 글 앞쪽에 죄형법정주의니 뭐니 하는 (사실 명예훼손 자체와는 별 상관없는) 내용을 잔뜩 적어놓은 이유가 그에 대한 설명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Commented by 여왕님 at 2008/07/27 21:03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노통 장인이 빨갱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진실인 사실'에 관해 묻는건데요.
'허위인 사실'은 당연히 처벌받아야죠.
단순 '욕'발언이 아니라 누구를 욕할 의도가 전혀없이
'사건' 그대로 객관적으로 진술했을때를 묻는겁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7/27 21:56
음 일단 노통 장인 얘기부터가 그 '진실인 사실'의 예라고 들어놓은 거였습니다(....)

[사건을 진술해서 그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명예훼손의 의의입니다. 명예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고, 이건 천부 인권의 개념이거든요. 그러니 명예훼손은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지는 것이죠.

개중에, 사회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 진실인 사실을 객관적으로 주장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명예는 여전히 훼손"됩니다. 단지 이 경우엔 "죄가 안 되는 것"일 뿐이죠. 그리고 명예훼손은 그 상대방이 명예를 훼손했다고 느껴서 이를 법체계에 호소할 때만 처벌이 되는 거구요.

즉 상대방이 가만 있으면 그냥 넘어가는 겁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격언이 있죠. 그리하여 결론적으로, "개개의 케이스마다 전부 다릅"니다.


그런데 글 안에 이런 사항에 대해 전부 다 써 놓았는데 제가 지금 글을 사람들이 너무 못 알아보게 잘못 적었나 심각하게 회의가 들고 있습니다.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니까 슬슬 지겨워지네요....-_- 별로 모욕의 의도는 없습니다만, 처음부터 포스팅을 매우 꼼꼼히 좀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인터넷에서 기사 스크롤 내리듯 죽 읽으면 안 되는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안 되는 거면 제가 글 잘못 쓴 거니까 제 잘못이고 말입니다.
Commented by 여왕님 at 2008/07/28 09:23
지금보니 글 안에 다 있네요. 정리도 깔끔하게 글 잘 쓰셨어요~
하도 많은 글들을 읽다보니 잠시 다른 블로그 글과 헷갈렸음...^^;
결론적으로 제 잘못...;; ㅠ_ㅠ ㅋ ㅈㅅㅈㅅ~
그러니 자책하지 마시어요~ (실은 저도 같은 전공 ㅎ)
자주 놀러올게요~ ^^
Commented by 길이 at 2008/08/07 02:23
이야... 좋은 정리 감사합니다.
저학년 전공자이지만, 충분히 레포트로 써내도 괜찮을정도로 정리가 잘 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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