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23일
유대감.
어젯밤 집으로 정기교신(우리집 할마씨 살아계신가 우짜는가...)을 걸어보니 웬일로 집이 왁짜지껄하다. 그리고 모친은 대뜸 전화를 바꿔 주신다. 초율이다. 초율이는 누나의 둘째 아기인데 이제 막 돌 지났다. 응, 우응, 빠빠빠빠. 아직 말은 제대로 못 한다. 얘는 내가 지 삼촌이란 걸 알려나 몰라. 삼촌이야 삼촌- 해도 그냥 대놓고 아빠빠빠다. (전화기 저 편에서 자형이 껄껄 웃는 소리가 들린다.)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정말 '애' 라는 존재 자체를 무던히도 싫어했더랬다. 나 자신부터 어릴 때 엄청나게 별난 놈이었고 머리 굵어져서 옛날의 나를 떠올려보니 어머 부끄러워라.배고프면 울고, 달래줘 봐야 10분도 채 안 가고, 놔두면 벽에 낙서가 한가득, 한눈 잠깐 팔면 출담에서 떨어져 이마빡을 깨고, 호기심은 뭐그리 많은지 맨날 집에서 호작질이나 치대는 통에 집에 남아나는 물건이 없고; 그런데 그런 사고뭉치가 이 나라에 몇백만이나 있단 말이지? 와아, 내 인생에는 좀 안 엮입시다이...
- 라던 것이, 미성이가 태어나고 모든 게 바뀌었다. 미성이는 초율이의 누나. 그러니까 우리 누나의 첫째다.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함함하다고 했던가. 저 때쯤부터 애기들이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엉금엉금 하던 게 뒤뚱뒤뚱, 좀 지나니까 꼬까신 신고 아장아장. 둥기둥기 아가야 엄마 올 때까지 동구 밖에 나가 놀자. 시장 간 누나 돌아올 때까지 들쳐업은 조카의 체온이 어찌 그리도 따뜻하던지. 그렇게 정을 주어서인지 나중에 대여섯 살이 되어서도 미성이는 유독 나를 잘 따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일년에 한두 번 보기도 힘들다. 볼 때마다 키가 10센티는 넘게 자라 있고, 말 쓰는 솜씨가 날이 갈수록 달라지는 걸 느낀다. '삼튠 므하는데'가 '삼촌 학교 언제 졸업해요?'(...) 로 바뀌는 과정은 (대화 내용은 좀 아스트랄하지만) 신비롭다.
원래 윤도현이 지 딸이랑 딥키스한다는 얘기를 좀 씹으려다가, 어떻게 자기 조카 자랑하는 팔불출 얘기로 빠졌다. (.....) 이왕 빠진 김에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사족을 붙여보자. 가끔 인터넷을 보면 여자들 블로그 중에 난 더 이상 남자를 못 믿어, 사랑 안 해, 뭐 이런 뜻의 얘기를 아주 감각적으로 써 놨다. 그걸 볼 때마다 나는 미성이가 생각이 난다. 내가 내 혈육을 안고서 내 안의 무언가가 바뀌었던 것처럼, 그 사람들도 좋은 사람 만나 마음의 문을 열게 되면 또 그 때는 달라질 거다. 이쯤 되면 여자의 no는 no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 잡설 끝.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정말 '애' 라는 존재 자체를 무던히도 싫어했더랬다. 나 자신부터 어릴 때 엄청나게 별난 놈이었고 머리 굵어져서 옛날의 나를 떠올려보니 어머 부끄러워라.배고프면 울고, 달래줘 봐야 10분도 채 안 가고, 놔두면 벽에 낙서가 한가득, 한눈 잠깐 팔면 출담에서 떨어져 이마빡을 깨고, 호기심은 뭐그리 많은지 맨날 집에서 호작질이나 치대는 통에 집에 남아나는 물건이 없고; 그런데 그런 사고뭉치가 이 나라에 몇백만이나 있단 말이지? 와아, 내 인생에는 좀 안 엮입시다이...
- 라던 것이, 미성이가 태어나고 모든 게 바뀌었다. 미성이는 초율이의 누나. 그러니까 우리 누나의 첫째다.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함함하다고 했던가. 저 때쯤부터 애기들이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엉금엉금 하던 게 뒤뚱뒤뚱, 좀 지나니까 꼬까신 신고 아장아장. 둥기둥기 아가야 엄마 올 때까지 동구 밖에 나가 놀자. 시장 간 누나 돌아올 때까지 들쳐업은 조카의 체온이 어찌 그리도 따뜻하던지. 그렇게 정을 주어서인지 나중에 대여섯 살이 되어서도 미성이는 유독 나를 잘 따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일년에 한두 번 보기도 힘들다. 볼 때마다 키가 10센티는 넘게 자라 있고, 말 쓰는 솜씨가 날이 갈수록 달라지는 걸 느낀다. '삼튠 므하는데'가 '삼촌 학교 언제 졸업해요?'(...) 로 바뀌는 과정은 (대화 내용은 좀 아스트랄하지만) 신비롭다.
원래 윤도현이 지 딸이랑 딥키스한다는 얘기를 좀 씹으려다가, 어떻게 자기 조카 자랑하는 팔불출 얘기로 빠졌다. (.....) 이왕 빠진 김에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사족을 붙여보자. 가끔 인터넷을 보면 여자들 블로그 중에 난 더 이상 남자를 못 믿어, 사랑 안 해, 뭐 이런 뜻의 얘기를 아주 감각적으로 써 놨다. 그걸 볼 때마다 나는 미성이가 생각이 난다. 내가 내 혈육을 안고서 내 안의 무언가가 바뀌었던 것처럼, 그 사람들도 좋은 사람 만나 마음의 문을 열게 되면 또 그 때는 달라질 거다. 이쯤 되면 여자의 no는 no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 잡설 끝.
# by | 2008/06/23 15:34 | 잡담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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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리 여자가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계시다니.....
음, 만약 사내애면 한번 찌질마초가 아니라 제대로 모든 여자들이 숨넘어가는 마쵸맨으로 길러볼까 생각중입니다. (일단 기본으로 열살이 되기 전에 백두 금강 지리 한라 정복?!) 여자애면 모든 남자를 종으로 부리는 여왕으로 길러낼.... (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