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의 자조섞인 독백

지금 누군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단지 침묵의 댓가로는, 나중에 다들 져야 할 댓가를 나 또한 나눠 지는 것으로도 충분하겠지. 힘든 겨울이 올 것 같다.

무기력의 진정한 근원은, 악의 축으로 지명된 그 무능한 놈의 목을 날린다 하여 상황이 좋아질 것 같지도 않고, 항상 예측 가능했던 가장 최악의 변수로만 선택지가 좁혀지는 걸 보았다는 사실이다. 지속된 무기력과 그것을 거부하는 육신은 매번 싸우고, 정말 진지하게 자살충동마저 느꼈던 그런 나날들이 지속되다 요즘은 모든 가치를 포기하고 편해졌다.

시일이 지나니까 정신차리는 사람들은 슬슬 정신차리는 것 같다. 지들이 보기에도 뭔가 좀 이상하다는 걸 느꼈을 테니까... 아직도 이런 문장을 쓰면 자신들이 쓴 가치가 부정당하는 줄 알고 메뚜기떼처럼 달려들어 나에게 열폭하는 놈들도 아직은 많지만. 댁들 가치를 원천부정한 적 없으니까 '지나가다'들은 큰 보폭으로 통과하시오. 아, 그 전에 나한테 멋모르고 지껄인 욕들은 당신들이 도로 좀 주워담아가라. 난 아직도 그것들만 생각하면 심장이 아프고 한 달 전 얻어걸린 소화불량은 여전하다. 내 과오도 크지만 항상 돌아오는 것은 내 실제 업보보다 3배쯤은 많은 듯하다. 내가 정치력이라고는 개뿔도 없다는 반증이겠지. 오래된 표현으로 '내 부덕의 소치'라 하겠다.

그래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인간관계를 모조리 끊어 팔 여덟 개를 다 잘라냈더니, 입하고 몸통만 남았다. 먹물은 아직 뿜을 수 있나? 하지만 뿜어서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인생이 유쾌했으면 좋겠는데.... 그것만이 지금 단 한 가지 남은 소원이다.

by 홍월영 | 2008/06/13 16:03 | 단상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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