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닌데.

날이 갈수록 상황은 악화된다. 오마이의 실황판은 간만에 그 본연의 기능을 회복했다. 주장으로 도배된 칼럼모음집의 언론이 아니라 90년대 PC통신에서 go cw를 치면 실시간으로 갱신되던 그 당시의 게릴라 통신을 다시 보는 듯했다.

신촌에서 다시 수십 명이 연행되었다. 경복궁이나 국회 주변도 아닌 신촌로타리에 대체 뭐가 짜다라 국가안위에 치명적인 게 있는지 모를 일이다. 가만히 두면 집으로 돌아갈 사람들이었다. 청와대로 가자면 얘기가 다르지만 그냥 다운타운인 신촌에서라니, 공안당국은 시위대가 무슨 맥도날드라도 점령하고 농성할 줄 알았던 것이냐?

사진기자들도 몇 명 연행되는 모습이 무려 KBS의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아무리 안 팔리는 삼류 인터넷 언론이라도 신문법, 방송법에 의하여 등록되어 있는 사람은 기자고, 언로의 문제며, 나아가 헌정의 문제다. (더욱 불행한 것은 어제 저녁에 왠지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랄까. 그래서 지인들이 거리로 나간다고 문자 왔을 때 참 심란했다. 다행히 무사히 돌아온 모양이지만.)

이젠 사태는 시위과정에서의 몇몇 대책없는 사람을 비판할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로서 청와대와 당정은 치가 떨리도록 무능한 놈들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아니면 극한의 기능주의(독재)를 시행할 똥배짱이 있다는 건데, 지금 당정 브레인들이 그 정도로 대가리 잘 돌아간다고 볼 근거는 불행히도 전혀 없다. (반례는 많다.)

관료니 위정자니 하는 것들은 죄다 비싼 재화를 버러지처럼 낭비해가며 머릿속에 뭔가 배움을 집어넣고 혹독한 출세과정을 거친 인간형들일진대, 그러나 놈들에게는 이제 더 이상 위민위국의 직업윤리를 찾을 수가 없다. 그 인생, 밥 팔아서 똥 사먹었구나.

by 홍월영 | 2008/05/26 08:26 | 단상 | 트랙백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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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ataman at 2008/05/26 08:58
기왕 불법으로 단정한 바에는 (예정없는 가두시위는 일단 집시법 위배는 맞으니까) <s>본때를 보이겠다</s> 기강을 세우겠다는 건데 그런다고 의도대로 될 것 같으면 애초에 이런 시위 안한다는 건 생각이 닿지 않는 거죠. 여기까지 온 이상 '경찰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같은 소리도 못 할테고.

...태그는 일부러 쓴 겁니다. 늘 그렇듯.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09:12
흔히 시범케이스로 조진다라는 표현이 있죠(.....) 쯧.
Commented by 택씨 at 2008/05/26 09:03
피를 부르는 사태만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09:14
그게 가장 걱정인데, 지금처럼 사태가 '에스컬레이트'되는 걸 보면 위수령 정도는 각오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계엄군을 간만에 다시 보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만....
Commented by 슈지 at 2008/05/26 09:54
운 좋게도 몸건강히 도망쳐나왔습니다만 진짜 무서웠습니다-_-;;; 연행되어간 사람들 소식은 아직도 없는 게 영 불안하네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13:13
닭장차에 실린 사람 인터뷰 나오더라 ㄱ- 그나저나 참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음.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05/26 11:07
초장에 밞아서 싹을 자르자는 생각인게 분명하죠.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13:13
그게 별로 효과가 없어 보이는 것도 분명한데 말입니다.... 시범케이스 치고는 너무 조악하죠.
Commented by YaWaRa군 at 2008/05/26 11:20
게임으로 친다면 여기에 물러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간다는 판단이겠지요. 2MB에게 보고할때는 '각하 걱정하지 마십시오."하고 보고하고 아래선에서 어떻게든 틀어막을려는 모습이 보인다고나 할까요....사태의 심각성은 아직 전해지지 않은 듯 합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13:13
그거 왠지 이승만 마지막 한 달과 비슷하네요(....)
Commented by 上杉謙信 at 2008/05/26 11:54
이제는 보수경향을 드러내는 신문에서도 광우병괴담과 선동을 언급하면서도

그래도 이명박정부는 소통에대해서 뭔가 모른다 너무 서툴게 행동한다 정부인사임명을 개판으로했다 같은 논조를 살짝 비치더군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13:14
제정신 박힌 사람들이라면 긴것과 민것을 구분할 수 있겠죠....
Commented by 초아 at 2008/05/26 12:19
어제 신촌 맥도널드 앞을 지나가다가 시커먼 옷 입은 전경들 보고 무지하게 무서웠습니다.;; 사거리 통로까지 다 막고 있더라구요. 그 압박감이란 상당했어요 ㅠ ㅠ 어린애들은 울더군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13:15
위압감 속에 좀 불쌍해 보이는 것도 있더군요. 어차피 위에서 까라는 대로 깔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인데다가 얼굴이 죄다 앳되어 보이니 원.
Commented by 제희 at 2008/05/26 13:52
후배가 어제 시위대 중에 있었는데, 신촌에 도착한 사람들은 몰이 당한 사냥감처럼 이리 저리 흩어져서 맥없이 끌려갔다고 하더군요. 굉장히 무서웠다고 강조하던데, 예비군인 남자애들 반응은 또 좀 다르고... (경험의 차이?)

하여간 이번 일로 드러난 정부의 사태 수습 능력은 한숨이 나올 수준입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13:59
후우. 뭐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199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일상적인 풍경이었죠... 쯧. 예비군이야 뭐 충정훈련은 없어졌지만 단체행동에서 오는 특수상황을 신물나도록 겪었겠죠.
Commented by rgc83 at 2008/05/26 14:00
진짜 무섭습니다. 이 나라가 과연 어디로 갈련지... 이메가비트께서 제발 다른 건 몰라도 '1989년 6월 4일 당시의 중화인민공화국 공산당'만큼은 국가정책 벤치마킹 대상에서 빼줬으면 하는게 지금의 저의 소망입니다. 청계천이나 신촌이 천안문광장처럼 되어버리는 광경은 정말 보고 싶지 않아요...

그나저나 상황이 이 모양이 됬는데도 시위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을 향해서 원색적 비난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답답해집니다.
물론 저 역시 '큰 잘못이긴 하지만 법률적으로 탄핵사유라고 할 만한 건 아닌 것'을 가지고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나서는 세간의 의견에는 쉬이 찬성할 수 없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을 향해서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일부 소수의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살의의 파동이 마음 속에서 휘몰아 치더군요. 같은 소수의견자의 의견인데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달까요...

아, 위의 이야기는 당연한 얘기이지만 홍월영님에 대한 얘기가 아닙니다. 오해 마시길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14:04
저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안티2mb 카페 쪽에서도 올라온 얘기지만 원래 문화제(든 시위든 여튼)를 주최한 그 카페 쪽에서도 중간에 '군중선동 하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들에 대한 성토가 있더군요. 소위 말하는 전문 꾼들인데, 없는 거라고 하기도 좀 그렇죠. 바로 그런 게 선동이고.
근데 어제를 기점으로, 선동이고 뭐고 완전히 사태가 틀어질 대로 틀어졌단 느낌입니다. 윗분 댓글에서도 보듯 옛날에 충정훈련 하듯 몰아잡는 광경도 나왔다 그러고, 심지어 지금 유비통신 중에서는 시위대 중에 경찰 프락치가 있어서 신촌 쪽으로 군중을 몰았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확인할 순 없겠지만.)

천안문항쟁은 유례없는 폭압이고.... 사태가 부마항쟁쯤만 되더라도 나가야죠, 그때는. 어차피 별로 안 살고 싶은데 잘 됐습니다.
Commented by rgc83 at 2008/05/26 14:25
요즘 시위현장에 곧잘 나타나곤 하는 전문 선동꾼들(영어 쪽 표현을 빌리자면 Riot Firm이라고 하던가요? 저는 그런 양반들을 용병이라고 칭합니다)에 대한 경계야 당연히 필요한 것이죠. 그런 생각까지 거부당하는 세상라면 그게 더 문제가 있는 걸일 터이고요. (사실 저 자신 역시 어디서 무슨 시위 터졌단 얘기를 들을 때마다 선동꾼들이 또 활개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사람입니다.)

덧붙여 말하는 것입니다만, 제가 위에 남긴 덧글이 부적절한 덧글은 아니었는지 하는 뒤늦은 후회도 듭니다. 제 부주의한 덧글 때문에 기분이 상하셨다면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21:11
세상 돌아가는 것 자체가 기분을 좋지 않게 하는 건 저나 댓글 다는 분들이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마찬가지지 싶습니다.
Commented by Dataman at 2008/05/26 16:17
아닌 게 아니라 이승만에 비유되는 증언이 나오고 있죠. 게다가 이명박은 기본적으로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로직을 깔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에게 있어 찬반은 '찬성으로 합일되는' 과정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내부이견을 인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21:12
선배들이 그랬듯 굵기 1미터짜리 대형 쇠 수도관 파이프를 준비해야 할 날이 오겠군요.... 마침 그 때 들고 나갔던 플래카드는 학교 도서관에 그대로 걸려 있습디다. 아직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로무 at 2008/05/26 19:32
여튼 짜증은 왕짜증... 진보가 하나가 되어야한다 = 진보는 내말을 들어야 한다 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그 교집합만 싹 빼다가 사용하면 될 것을 교집합이 아닌 부분을 강조하면서 하나가 되자 하는 꼴통들때문에 위염까지 도지고있습니다 에고고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6 21:13
권력욕심이 너무 줄줄 흐릅니다. 사실 그것 때문에 제가 즐때린 거기도 하고...
Commented by Earthy at 2008/05/26 23:25
제발 피를 부르는 일만은 없어야 하는데...
일단 지방이라고 문화제를 제대로 나가보고 뭐라고 하든 해야겠습니다.
대구는 수요일에 있다니 그것부터 나가봐야겠군요.
이제까지 바쁘다는 핑계아닌 핑계로 안 나갔는데.

나가서 선동하는 사람이 있는지, 반대로 권력의 탄압이 과연 미치고 있는지 몸으로 좀 겪어봐야 결론이 나올 듯 합니다. 이미 생각으로 어떻게 하는 건 포기했습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7 07:06
지방의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쪽은 매스컴도 별 없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더 모르죠. (창원공단 생각해보면....)
Commented by aki★ at 2008/05/27 00:16
타국에서, 몇일을 인터넷을 보면서 울었습니다.
정말 안타깝기만 합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7 07:07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Commented at 2008/05/27 02:5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5/27 07:11
1. 연대 농성을 겪어보신 분이군요... 견적나오는데요 ㅎㅎ
2. 압니다. 자중해야죠.
3. 말씀대로 웹에 뭔가 올린다는 것은 어쩌면 노출증과 동일한 욕구선상에 있다고도 보입니다. 어차피 표현하는 것이니까요. 냉정하게 말하자면 사실 잃을 것도 없습니다... 흐흐. 이미 좌익분자들에게 개인 신상정보(+지인들의 정보까지) 다 까발려져서 언론사 게시판에 게재된 경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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