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언부언. 물타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답답하다.

가끔 생각하는 건데, 이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과 재한 세계인민들은
유언비어의 무서움과 질서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심지어 오늘 아침에 어떤 유명한 사람의 블로그에선 광우병의 선동성에 대해
"부풀려진 점이 있지만 괴담이 아니다" 라는 어이없는 표현을 봤는데,
그 밑에 (내 블로그에도 오는 어떤 분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라고 써놨다.
게다가 4.19 관련 인용도 제 입맛에 맞게 해석하니 나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3.15부터 4.19까지의 일련의 시민혁명 과정을 계속 연구해 오고 있으며
많은 팩트가 심지어 내 머릿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잔뜩 답글을 달다가 그냥 지웠다.

- 논어 술이(述而)편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子曰、
不憤不啟、
不悱不發舉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공자가 말하기를,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깨우쳐줄 필요가 없다. 책상의 한 모퉁이를 가르쳐 주어도 나머지 세 모퉁이를 추려 내지 못한다면 다시 가르쳐 복기해주지 않는다... 라는 의미이다. 나와 관련없는 사람이 오류가 있는 주장을 영향력있게 행사한들, 나와 무슨 관련이 있으랴.

그러나 그 밑에 나와 교류하는 사람이 댓글을 달아놓으면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내가 아주 능력이 출중하여 다른 사람들을 쉽고 빠르게 설득시킬 수 있으면 마침 다행할 것인데 문제는 그게 아니어서 탈이다. 물론 내가 틀릴 가능성은 상존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주장을 뒤집을 만한 어떠한 치명적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자중하라" 라고 말하였던 것이, "물타기" 라는 모욕적인 언사로 폄하되고 마는 현실... 누가 현재의 정부가 실정이 아니라고 했는가. 단지 사람에 대한 믿음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나 적어도 군중이란 집합체는 그렇게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다. 역사의 수많은 예가 그를 증명한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유언비어와 경거망동에 대해 경계하는 이유다. 그리고 과거의 내가 그 수많은 뻘짓을 많이 해 봤기 때문에, 실상은 자격없음에도 불구하고 경거망동에 대한 경계를 더더욱 주장하는 것이다. 칼 포퍼의 금언은 언제나 유효하다.

by 홍월영 | 2008/05/13 09:00 | 단상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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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愚公 at 2008/05/13 10:08
저장... 그렇게 나이가 많으신 줄 몰랐네요.
Commented by 로무 at 2008/05/13 12:10
단지 논하는 것이 자유로운 시대일 뿐인죠.
Commented by 카방글 at 2008/05/13 12:56
저는 엊그제 한 일간지에서 나름 지식인이라 분류될만한 분이, 유언비어에 놀아나 사실여부도 확인안하고 쓴 글을 보고 놀랐습니다;
Commented by ZOON at 2008/05/13 19:01
원래 군중은 무지하고 민중 개개인은 그 흐름에 휘말리기 쉬운 법이죠^^
Commented by 양과알 at 2008/05/13 21:02
그래도 그 개개인은 선량할 것이라 믿습니다.
Commented by 파르마콘 at 2008/05/13 22:30
그 유언비어의 원인제공자들의 유언비어 유포는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서 이렇게 유언비어로 맞받아치지 않으면 그냥 먹힐것 같네요.
독에 독을 푸는격이지만 독에 내성이 생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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