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1일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을 보며

(사진은 맛있는 한우고기. 언제 내 돈으로 사먹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었고 (필연적이겠지만) 소값이 1백만원 넘게 떨어졌단다. 축산농가들에게는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 가뜩이나 우유도 안 팔리는데.... 어찌 되었건 이번 협상을 보고 있자면 겉으로 보기에는 윈윈전략을 선택한 듯싶다. 길고 복잡한 협상내용을 뭉뚱그려 보면 "뼈 있는 쇠고기를 접어주고 생육기간을 방어했다" 가 될 것이다. 이 협상을 두고 저자세 외교니 뭐니 말이 많다. 농군 출신이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공언한 강기갑 의원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저자세 외교'라는 표현은 - MB를 공격하기 위해 민중을 선동하는 일종의 방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까놓고 보면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이다. 협상 자체를 놓고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윈윈전략, 그게 맞기는 맞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협상단이 카드놀이 자체는 못한 편은 아니다. 적당히 결과를 얻어낸 게임이다. 지적해야 할 것은 카드패에 조커를 섞어서, 이를테면 애초에 원칙적으로 패돌리기에 끼우지 말아야 할 것을 무작대기로 카드를 돌렸단 얘기다.
나는 아무래도 보수주의자다 보니, 이 문제를 국가의 구성의의에 두고 생각하게 된다. 국가란 뭔가. 사인(私人)과 사인간의 단순한 집합일까? 아니면 전통적인 견해처럼 그냥 '나랏님'이 다스리는 거대한 가족적 개념일까? 아니다. 동질적 문화와 시공간적 경험을 공유하는 한 국경 내의 사람들이 권력을 제헌적 통치구조에 위탁해 둔 민주국가라고 본다. (헌법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모든 '나랏님'적이고 '조선적'인 전통적 견해는 앞으로 더욱 무력해질 것이다. 예컨대 귀화 한국인들과 그들의 2세들은 전통적 정의에 합치되지 않지만 어쨌든 한국인이고 국민의 권리의무를 누릴 수 있다.
즉 권력위탁적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사인(=개인)의 권력을 위탁받는 대가로 국가는 행정과 안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내가 힘을 줄 테니 나를 지켜주어야 한다. 이것이 현대 사회에서도 변하지 않는 국가의 가장 큰 존재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자기 나라 병사의 뼛조각 하나까지 수십 년이 넘도록 찾아다닌다. 왜? 국가가 그 구성원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은 늘 증명되어야 하니까. 이는 수천년 전 공자님 말씀에서도 나온다. 논어에 보면. 백성과 식량 중 뭔가를 하나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식량을 버리라고 공자는 자공(단목사)에게 충고하였다.
그런데 이 협상에서는 식량안보적 관점에서 국민의 건강을 담보하지 않고, 그냥 그것조차도 기능주의적으로 협상의 한 도구로 사용했다. 이쯤 되면 오히려 저자세 외교라기보다는 협상단이 '개념머리 없다'고 보는 편이 더 적확한 표현이지 않을까? 사실 나는 뼈 있는 쇠고기는 그나마 생육기간 검증보다는 덜 위험하다고 보긴 한다. 하지만 국내 농업기반에 대한 대책도 없고, 식량안보에 대한 정책적 검토도 없는 (모르지 정부 기밀문서 내에서는 잠자고 있을지도... 하지만 국민은 모른다) 협상은, 기본적으로 뭔가 결여된 협상임은 분명해 보인다.
# by | 2008/04/21 14:28 | 단상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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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 지역구인 국회의원중에서 강기갑의원빼면 누가 농민을 대표하는지...
시골에서 출마한 사람들 대부분이 농사짓는 사람이 아닌 재력가들이더군요..
이상하더군요,,왜 시골에 농사짖는분들은 누굴찍었는지..알수가 없습니다....
뭐.... 농촌에서 자기 땅에서 지역유지와 아무런 연관없이 농사짓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제가 나서 자란 함안의 경우에도 함안 조씨 문중에서 항상 후보가 나오죠.
수입 확대 자체는 사실 의외로 유용한 통상정책이기도 합니다. (의심가는 사람은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어볼 것) 예컨대 밀과 옥수수 자급이 0.5%도 안되는 현실에서 이들 작물에 관세인하를 한다면 오히려 수출산업에 보조를 하는 셈이 되죠. 과거의 이중곡가제와 비슷하되, 다만 수입품에라도 혜택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자급의 가망이 없는 1차산품에는 대체로 관세가 헐합니다.
오히려 문제는 스칼렛님 말씀대로, '왜 미국산 쇠고기를 그간 규제해 왔는가'에 정면으로 위배되었다는 점이고요. 광우병을 사실상 발명해 내고 사태 해결에 별로 의지가 없는 나라의 쇠고기를 풀어주려면 상당한 이행 프로그램이 없이는 곤란합니다.
한가지 문제되는 점이라면 7~14세때 맥도날드 햄버거에 쩔어 살아서...(사실상 우리집의 쇠고기 공급원;;소갈비? 그게 뭔가요?)
=ㅅ=... 이런고로 관심은 업ㅂ지만 그래도 걱정은 되네요.
뭐 그래도 엄마 몰래 스테이크 집 같은데 대학교 와서 돈 아껴 가보긴 했습니다만..그게...그러니까.....두번이던가 ㄱ-.
그냥, 고기는 닭고기가 짱입니다. 닭만세 조류 만세
항생제 떡칠한 한우보다는 안전할련지 누가 아냐.
쇠고기는 뭐.... 보수적, 국가 존재 의의에 맞춰 보면 오히려 비판할 거리가 있는 게 참 웃기죠.
리칼// 호주산 냉동육으로는 그 '만원짜리' 신림(or 이수) 쿠킨스테이크 ㄱㄱ
마나// 어쨌든 보수를 표방하는 자들이 여전히 보수가 아니라는 데서 좀 실망이지.
한나라당 내에서도 남경필 의원을 필두로 대통령 주변에 당내 의사를 수렴하는 장치가 없다고 비판이 나왔다고 합니다. (원희룡 의원은 동참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국민의 여론은 고사하고 당내여론조차 압살하고 국정을 좌지우지한다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죠. 이건 선거로만 되었다는 것뿐 왕정국가와 무엇이 다른 건지..
저자세 외교가 아니라 정치와 외교의 기본이 안 되어있다는 쪽이 더욱 맞을 거 같습니다. 동감하네요. 이명박은 예전부터 느꼈지만 보수도 아니에요. 보수의 핵심은 전통과 질서인데,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