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의 사진촬영 문제

비록 듣보잡이긴 하지만, 사진찍는 놈으로서 약간 곁다리로 이야기를 풀자면.... (트랙백 링크는 사정상 안 합니다.)

- 박물관에서 촬영이 금지되는 이유는 '플래시라이트가 전시물에 미세하게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건냉암소에 특수조명 써가며 전시해두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죠. 그런데 플래시를 쓰면 순간이지만 대단히 강한 빛을 문화재에 쪼이게 되는 셈인데, 이게 한 번이면 괜찮지만 오며가며 사람들이 다 플래시 터뜨리면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그게 전시물에 영향을 안 줄 수가 없겠죠.

따라서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조명 등을 사용해서, P모드나 수동에 놓고 삼각대를 써서 노출시간을 길게 잡는다는지 하는 식으로 촬영하면 사실 문제가 없습니다. 외국의 경우 이런 식으로 조건부 촬영허가를 해 주는 곳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국내에서 촬영금지를 해 두는 이유는 사람들이 거의 다 똑딱이를 들고다니고, 개중에 열에 아홉은 플래시를 터뜨리기에 아예 원천봉쇄를 해 버린 거겠죠.

- 트랙백 엮은 저 글도 아마 그러한 사람들의 행태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정을 보아하니 유명 성우 미키 신이치로 씨의 팬미팅이 한국에서 있었던 모양인데... 글에서 보자면 이번 성우이벤트에서 아마 사진촬영이 엄금된 모양인데, 적지 않은 수의 관객들이 사진을 많이 찍었던 모양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관객들의 폰카질(....)은 거의 사회통념화되어버린 듯?(......)

보통 외국에서는 예능 이벤트 때 초상권 문제에 의하여 사진촬영을 엄금하는 경우가 많지요. 요즘은 한국도 이 원칙이 잘 지켜지는 편입니다. 초상권이라는 건 '누군가의 안면으로 돈 벌어먹을 권리는 기본적으로 그 사람 자신 혹은 그 사람이 권리를 위탁한 곳에 있다'는 개념이죠. 특히 일본의 경우는 아주 이 가이드라인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것 같습니다. 가끔 '촬영 타임'이라는 것도 있어서 아이돌 악수회;;에 오덕들이 대포들고 철컥거리는 광경을 볼 수도 있지요.

- 사실 이 쓰잘데기 없는 글을 어딘가에 트랙백으로 엮는 건, 이를테면 사진 좋아하는 놈의 노파심에서 비롯된 뻘글;; 입니다. 글쓴 녀석은 꽤 미키 선생의 팬인 듯해서 과격하게 써놨지만, 저기서 문제되는 것은 가이드라인을 어긴 관객(내지는 팬)들의 윤리의식 부재에 관한 것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입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본문은 이벤트에서 사진촬영 행위를 원천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란 뉘앙스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기에 사진 찍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걱정이 되더란 얘깁니다. (뭐 저 경우는 보니까 이벤트 중간에 성우의 공연도 있는 것 같은데 공연중에는 설령 촬영이 허가되어 있더라도 관객의 감상을 위해 촬영을 삼가는 게 예의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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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칼렛 | 2008/02/17 23:36 | 단상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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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택씨 at 2008/02/18 09:27
맞아요.
박물관에서의 사진찍기 금지와 초상권에 대해서는 정말로 지켜야 되지요.

초상권 때문에 시골에서 사진찍고 난 다음에 참으로 공개하기 힘든 사진들이 생기더라구요. 전문가에게 물어 보았더니 얼굴이 찍힌 사람에게는 수만원을 주고 확인서를 받아둔다고 하더군요. 저도 앞으로 다니게 되면 확인서를 복사해가지고 다닐까봐요.
Commented by 플래쉬즐 at 2008/02/18 10:49
예전에 스펀지에서 플래쉬가 그림을 변색시키는 실험도 실제로 입증이 되었죠.
'Dog취지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그 날까지!
Commented by winbee at 2008/02/18 11:39
압구정동 맥도널드 앞 건널목에서 사진기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대놓고 찍어대는 찍새들(정말 찍새라 불러야 할 쌍것들)의
윤리부재도 무시못하죠.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8/02/18 12:33
택씨// 한편으론 초상권은 주장 안 하면 묵시적 동의로 간주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상업적 이용의 경우에 문제가 된다고 보는 게 좋죠. 아니면 헌법상 행복추구권 침해인데 이게 소송걸기는 좀 애매하거든요. 확인서 쓰시는 분들은 보통 그게 잡지라든가 그런 데 투고하시는 분들이 일괄적으로 처리할 용도로 쓰시던듯.
플래쉬즐// 그 정도 조도의 밝은 빛을 누적해서 쬐면 확실히 문제가 없을 수 없겠죠.
winbee// 음 저 가끔 강남역에서 그럽니다마는...-_-;; 개인적으로는 그 윤리라는 게 그냥 무조건 찍지 마라라고 하는 것도 좀 반대입니다. 초상권은 어디까지나 친고사유인데 그걸 전부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고, 강남역 1일 유동인구 19만명인데 일일이 동의를 받을 수도 없고... 개중에 문제되는 것은 여자들만 골라서 므흣 구도로 핀업 도촬하는 놈들-_- 그리고 압구정에 옷 잘 차려입은 사람들 걍 대놓고 찍은 뒤에 잡지에 올리는 일부 도둑놈들이 문제겠죠.
제 경우는 역사를 기록한다는 나름 거창한-_- 목적으로 길거리를 찍고 다니긴 하는데, 이게 공익 목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네요.
Commented at 2008/02/18 14:0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8/02/18 14:29
"원래 모든 사람은 자기 사진에 대한 초상권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침해당했을 경우 고소까지 가능하다"는 건 아니야. 아마도 일반적으로 초상권에 대해 가장 널리 퍼진 "오해"가 이와 같은 게 아닐까 하는데, 그와 별도로 일본이 특히 좀 희한하게 이 문제에 대해 까탈스럽긴 하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상업이벤트에서 사진도 찍지 말라 하면, 대체 팬 서비스가 왜 그따위냐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긴 하군;; (뭐 JASRAC은 만화에 노래가사 한 줄 등재시키는데 4만엔씩이나 받아먹고 그게 상식인 나라니 그렇다 치지만.)

의외로 (우리나라 현행법에 의하면) 초상권의 명시적 규정은 없.다. 즉 초상권이라는 명확하게 권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권리에서 파생되는 권리로 해석상 그렇다라고 인정되는 거지. 즉 헌법과 민법에 있는 두 가지 권리에 의해서 "내 면상은 내 꺼니까 내 맘대로 안 하면 기분나쁘고, 특히 내 면상으로 돈 벌어먹을 권리는 당연히 나한테 있다" 가 초상권의 정의라 할 수 있을게다.

우선 헌법에 있는 행복추구권이 초상권의 주요한 근거가 되겠지. 내 면상인데 남이 칠랑팔랑 써먹으면 기분나쁘다 그거지. 그리고 사정에 따라서는 명예훼손의 요건이 될 수도 있고. 근데 이 경우로 소송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보다는 민법쪽에 있는 불법행위책임 갖고 걸고넘어지는 경우가 많음. "내 면상인데 내 허락도 없으면 그거 불법행위 아니냐? 근데 왜 네놈이 돈을 벌고 앉았냐? 돈 내놔! 아니면 불법행위책임에 의한 손해배상을 해라!" 가 초상권 소송의 주요 요지임.

즉 초상권이란 건 철저히 재산권행사의 측면이 강해. 특히 일반인에 비해 철저히 계약에 의해 움직이는 예능인은 100% 그렇다고 봐야지. 그러므로 사진촬영이 비매너가 아니라, 사진촬영이 야기하는 재산권의 침해가 문제된다는 거다. 이건 비매너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 불법행위냐 아니냐의 문제지(.....) 그러니까 사실 모자이크 치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정확하게는 '그 인물이 특정한 누구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태'가 아니면 됨.)

그리고 이러한 초상권 문제가 모두 책임이 면탈되는 경우가 있는데 공익 목적의 촬영이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김근태 지못미... 법 만드는 국회의원씩이나 되어서 신문보도에다 대고 초상권 운운 떠들었다가 아주 개쪽 제대로 당했지...)

뭐 팬덤이라는 게 상당 부분 이성보단 감성의 측면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으니 나도 까칠하게 건들고 싶진 않음.
얼마 전에 내 블로그에 MBC랑 SBS 예능프로그램 팬들끼리 난리났던 예도 있고-_-
어쨌든 요지는 연예인 초상권은 매너 문제가 아니라 재산권침해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그 얘기야. 그 촬영했단 사람들에 대해서도 도덕에 호소하는 것보다는 이 재산보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더 단속 효과가 클걸? (웃음)
Commented at 2008/02/18 18: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2/18 18: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2/18 18:1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ataman at 2008/02/18 18:26
구미 쪽의 20세기 라이브 비디오를 보면 비디오 촬영은 금지지만 카메라는 의외로 대놓고 들고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고, 특히 일본의 축구경기 (인터컨티넨털 컵이라든가) 는 경기보다 관중석의 플래시라이트가 더 눈에 띄곤 할 정도입니다. (2002 월드컵에서도 FIFA에서 엄포를 놓았지만 일본 쪽의 카메라를 차단하는 데는 실패했죠)

근래 스틸 촬영을 더 문제시하는 건 디지털화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유포되는 데다, 디지털 카메라는 동영상 지원하지 않는 게 거의 없으니까요.
Commented by Dataman at 2008/02/18 18:27
여담이지만 셀린 디온 콘서트에 카메라를 '일부러' 들고 가 볼 생각입니다 :)

그다지 사진을 찍어제낄 생각은 없지만 그런 쪽의 테스트 삼아...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8/02/18 22:09
비공개// 죄질이 더 나쁘단 얘기지. ㄲㄲ
Dataman// 그러고보니 예전에 애니동에 O님은 체리필터 공연 때 프레스 아이디 받아서 정말 좋은 곳에서 촬영하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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