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과 안보는 공기문제와도 같다. 천부 인권이라고 거창하게 못박는 이유는 인권제한의 가치기준이 절.대.시.공.초.월.적.기.준.이.없.기.때.문.이.다. 한 마디로 시대에 따라 코걸이가 되었다 귀걸이가 되었다 한다. 역사적으로 그 예를 들자면 그 사례가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사형제 폐지 논쟁까지는 몰라도 요즘 자주 그런 얘기가 나온다. 범죄자의 인권 역차별문제 (즉 피해자의 인권이 덜 보장되는 사례). 이걸 가지고 범죄자의 인권을 같이 내팽기치자고 말하지는 말자. 양자는 똑같이 보장되어야 하는 거지 균형 맞춘다고 한쪽을 소홀히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당장 먹고살기에는 별 상관없는 문제 같아도 실은 그렇지가 않다.

사람이 등따습고 배부르면 문화를 찾고 좀 더 자극적인 걸 찾는 게 사회학적 현상이랜다. 그러니까 익스트림 스포츠가 발전하고 번지점프 즐기는 사람들이 늘겠지. 그런데 우리나라가 이제 6.10 민주항쟁 이후 근 20년간 인권이 너무 잘 보장되었나? 인권 관련해서 위험한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늘어나고 있다. 자기 집에 게쉬타포가 찾아와서 문 두들기고 남산에 끌려가서 고문받고 조작된 근거와 억지 심리로 사형선고받은 뒤 하루만에 교수대에 매달려야 정신을 좀 차릴려나... (인혁당 사건이 바로 이런 사례다)

솔직히 사람들이 이런저런 소리 하건말건 민주주의는 일단 들어주고 보는 게 인지상정이겠다. 하지만 그 소리 중 일부 위험한 발언이 힘을 얻어 결국은 내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소리가 나온다면 내가 할 일은 두 가지일 것이다. 내 자유할 권리를 위해 죽을 때까지 무기를 들고 싸우든가, 아니면 그런 꼴 보기 전에 냉큼 어디론가 도망가든가. 개인 레벨에서는 후자의 선택도 가능하지만 사회 레벨에서 저랬다간 유태인의 디아스포라가 따로없을 터이다.

뭐, 놀랍지는 않다.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파시즘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일 테니까. 선량한 자(내가 오늘 보고 어이없어했던 포스팅을 작성한 사람의 인간성에 대해 나는 선량하다고 평가한다)의 방관에서 악은 활개치는 거라고 누가 말했던가. (나치스는 가장 진보된 헌법체제였던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탄생했다.)

인권경시와 몰이해의 결과는 흡사 밀물처럼 다가와서 엇 하는 사이 모가지까지 차올라 간당거릴 것이다. 수렁에 빠지기 전에 한시도 깨어 있음을 게을리하지 말자. 나중에 인권은 커녕 최소한의 자유마저 박탈당하고 후회하기 전에...

by ◆박군 | 2006/02/20 20:20 | 단상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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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2/20 20:23
확실히 타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인권을 챙기는 일일겝니다.
거기에는 범죄자고 범죄자가 아닌 사람이고 차이가 없을거에요.
세상에는 확실한 것이 존재하기 어려우니까요.
Commented by 어젤리어 at 2006/02/20 20:33
시야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제 생각은 물론 절대적 평화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 생각에는 21명을 죽인자와 30명이 넘는 여아를 강간한 자에게도 반 폐륜적이라는 말을 못붙이면서 스스로 정의로운 사회라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것은 제도자체가 사회의 건전성에 대해 도전하여 스스로의 목적인 정의실현을 호도하는 역설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용될 확율은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사형폐지 역시 1000명쯤 죽이고도 안죽을수 있다는 식으로 오용할 확율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은 공기여야 한다는 점에서 동의하지만 궤변으로 이루어진 합리화가 '누가 보아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하나 믿고 있는 것은 궤변은 이성에 의해 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민주시민이라는 자들의 몫 그리고 바로 정의를 실현하는 법관들과 경찰들의 몫 아니겠습니까? 그 때문에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는 것이고요 그걸 못한다면 그들에게 무슨 가치가 있습니까?

- 제 블로그 답글에서 붙여넣기합니다. 성의가 없어서 죄송하군요^^;;
Commented by 烏有 at 2006/02/20 20:34
어려운 운제군요.
그 공기를 잡기위한게 법이겠지요
Commented by 블랙베어 at 2006/02/20 23:34
오남용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나쁘게 쓰는 놈들이 있었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라는 식의 논리나....'당신이 인권유린을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겠느냐'는 논리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이란 것이 존재하고 그 법이란 테두리 내에서 법을 어긴 자(범죄자)의 인권도 충분히 보장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경찰들이 발포 하기 전에 범죄자가 무기를 들고 있다면 3회 투척명령 반복, 도주 중이라면 정지 명령을 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Commented by 45acp at 2006/02/21 00:35
박군, 이제 슬슬 내가 말했던 북한사람들의 인권과 그들의 비극에 관한 포스팅도 써보는게 어때? 천부인권이란 당연히 전인류에게 호혜평등한 것이고 자네가 북한을 내재적 접근론에 따라, 그 동네는 원래 그 모양이므로 상관없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라고 믿고 있으니 말이야. 자료가 부족하면 내가 전에 추천한 자료들을 한번 살펴보면 될거야.
Commented by 少雪緣 at 2006/02/21 01:41
문제는 저 인권이 자기 멋대로 설치는 만능열쇠가 되어서는 안되고 누구나 억울하게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을 사유가 없는 한에서 그 역할을 다 하는게 옳다고 생각해.요즘 인권위의 삽질(경찰서에서 난동 부리고서 인권이라던지 법을 어긴자에게 책임 회피를 위한 인권,김일병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이유하에 고참의 인권을 짓밟은일-김일병의 만행을 저지르게 한 사람들 이라는 말되안되는 굴레가 채워졌지)이 오히려 바람직한 인권의 의미를 퇴색케 해서 사람들이 인권의 의미를 오해한체 영웅주의 파쇼에 빠져드는것은 참으로 안타까움.뭐랄까 민주주의는 강력한 영웅적 지도자에 의해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잖나.몇몇 사람들에게 현재 오해 받는 인권에 대해 대처법을 물어보면 '강력한 사회 규범의 확립으로 인간 다운짓을 안한사람에게 인권은 없다'를 확립하는거라고 말할때 가끔 등이 섬찟함
Commented by 마나™ at 2006/02/21 01:47
....댓글들에 태클 달고 싶긴 한데 본업이 아니라 능력도 딸리고 하니 주인장인 자네에게 맡겨두지(.....)

여튼 글들 보면 한국인은 통 감정적이라(그것도 나름대로 이성적이라고 엉성하게 이것저것 포장해서 말하지) 인권이니 법이라니 같은 브레이크를 안 걸어두면 진짜 안될 것 같아-_-
Commented by 45acp at 2006/02/21 05:12
그리고 추신: 인혁당 사건에 관해선,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란 소설을 한번 읽어 볼것을 권하네. 너가 생각하는 이상의 음울하고 추잡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지. 어리석고 꿈에 부풀었던 자들은 그 것만으로 대죄를 범한게 되어 교수대에 매달렸고, 남북 양쪽의 낚시꾼은 그때만은 자리다툼을 하지않고 어장을 공평하게 나눠가지며 각자가 뒤돌아서서 미소지었다는게 좀더 전말에 가까울지도.
그러한 시추에이션이 어떤건지 관심있으면 한번 그책을 읽어보길 권하네.
Commented by ◆박군 at 2006/02/22 16:47
Arborday//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게 그 얘기죠.
어젤리어// 공기여야 한다는 점을 잘못 이해하고 계신 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반패륜적>이라는 기준이라는 게 전혀 굳건하지가 않다니까요. 게다가 역사적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례가 증명하고 있습니까...
오유// 맨날 시스템을 손대기보다는 있는 시스템 제대로 굴리는 것도 중요하겠죠.
블랙베어// 자네 말만 놓고 보면 맞기는 한데, 내 글에 덧글로 반론하기에는 뭔가 핀트가 빗나간 게 아닌가?
45acp// 논점일탈입니다. 그리고 인혁당 사건의 전말에 대해서 제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또 인혁당 사건이 그러한 사법살인의 성격이 없다고는 절대 말 못하죠.
소설연// 나는 그러한 문제가 시스템의 기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굴리냐의 문제이지 인권 자체의 문제와는 관련없다고 생각한다. 시스템 담론상의 책임자로서의 책임회피가 인권과 무슨 관련이 있겠냐? 이건 배임을 두고 물어야지.
마나// 정확히 말해 "오바"하고 있지.
Commented at 2006/02/2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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